개각 폭 놓고는 엇갈려…靑경제수석 2월1일 발표 가능성 높아

이명박 대통령이 2월 말 취임 3주년을 맞아 청와대 참모진 개편과 일부 개각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31일 알려졌다.

집권 4년차를 맞아 인적 쇄신을 단행함으로써 자칫 느슨해질 가능성이 있는 국정 장악력을 높이고 지금껏 추진해온 국정과제를 남은 임기 2년 동안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청와대는 여전히 인사는 수요가 생기는 곳을 중심으로 한다는 원칙이어서 국면전환용 대폭 물갈이 개각은 없다는 입장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31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인사요인도 계속 생기고 있을 뿐 아니라 분위기를 쇄신하기 위해 대대적인 인적 쇄신을 하지 않겠느냐"면서 "대통령이 결심만 서면 바로 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우선 청와대 참모진에서는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 취임으로 현재 공석중인 경제수석비서관의 경우 이르면 내일(1일) 발표하고, 임명된 지 오래된 다른 정책 분야의 수석비서관과 비서관은 설 연휴 이후 교체한 뒤 내달 25일 3주년을 앞두고 개각을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후임 경제수석에는 노대래 조달청장과 허경욱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대표부 대사, 임종룡 기획재정부 1차관, 김대기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 대통령이 이미 낙점하고 사실상 발표만 남은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수석급으로는 지난 8.8 개각 이후 잇따른 인사 파동으로 책임론이 일었던 권재진 민정수석과 임명된 지 1년 반 가까이 된 진영곤 고용복지수석, 진동섭 교육문화수석도 개편 대상에 포함될 것이란 얘기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말 기획관리실장이 비서관급에서 기획관급으로 격상되면서 신설된 기획비서관에는 이진규 기획관리실 선임 행정관의 승진 인사가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일부 비서관과 행정관도 내년 4월 총선 준비나 친정 부처로의 복귀, 공기업 또는 민간기업으로 진출을 희망하고 있어 이번 인적 개편에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개각은 청와대 민정수석을 지낸 정동기 후보자의 낙마로 공석으로 남아 있는 감사원장과 최근 구제역 파동의 책임을 지고 사퇴의사를 밝힌 유정복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두 자리가 우선 대상이다.

여기에 이 대통령 취임 초부터 같이 한 환경부장관과 국토해양부장관, 재임 2년이 넘었거나 가까이 된 기획재정부장관, 법무부장관, 여성부장관 등 이른바 `장수장관'도 대상에 올라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 함께 3년 임기를 거의 다 채운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과 2년이 된 원세훈 국가정보원장의 거취도 주목받고 있다.

최 위원장은 연임될 것이란 관측이 많지만 인사청문회를 다시 해야 하는 만큼 정치공방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게 부담이다.

매번 개각을 포함한 인사 때마다 후보자의 도덕성과 자질 시비가 일면서 낙마해 `인사 포비아(Phobia)'라는 신조어가 나올 정도였던 만큼 이번에 인사 폭을 얼마나 넓힐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는 상황이다.

그러나 청와대는 빈자리를 메우는 이상의 청와대 참모진 개편과 개각 가능성에 대해서는 공식 부인했다.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은 "개각과 관련돼 전혀 계획이 없다"면서 "수요가 있을 때 인사를 한다는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청와대 참모진의 경우 지금 비어 있는 자리는 최종 정리가 되는 대로 바로 발표를 할 것이다.

설 연휴 전에 할 수도 있다"면서 "그러나 비어 있지 않은 자리에 대한 인사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안용수 기자 aayys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