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신인' 강성훈(24 · 신한금융그룹)이 두 번째로 출전한 미국PGA투어 대회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올시즌 처음 모습을 드러낸 타이거 우즈(미국)는 '노 보기' 플레이로 무난하게 출발했다.

지난해 퀄리파잉토너먼트에서 공동 16위를 차지하며 투어카드를 받은 강성훈은 28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인근 토리파인스GC 북코스(파72 · 길이 6874야드)에서 열린 파머스 인슈어런스오픈 1라운드에서 이글 1개에 버디 6개를 묶어 8언더파 64타를 적어냈다.

2주 전 투어 데뷔전이었던 소니오픈에서 커트탈락한 강성훈은 알렉스 프루,리키 파울러(이상 미국)를 1타차로 따돌리고 순위표 맨 위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 미PGA투어에서는 지난주 봅호프클래식에서 우승한 조나탄 베가스(베네수엘라)에 이어 2주 연속 루키가 선두권에 나서며 선배들을 무색케 하고 있다.

우즈는 북코스에서 3언더파 69타를 기록,베가스와 함께 22위에 자리잡았다. 올시즌 처음 대회에 나선 양용은(39)은 '장타자' 존 데일리,'왼손잡이' 필 미켈슨(이상 미국) 등과 함께 선두에 3타 뒤진 공동 5위에 올랐다. 2004년 이 대회(당시 뷰익인비테이셔널) 우승자인 데일리와 미켈슨은 상대적으로 어렵다는 남코스(파72 · 길이 7569야드)에서 거둔 성적이어서 주목받았다.

첫날 순위 경쟁은 파5홀 스코어에 따라 결정됐다. 네 개의 파5홀에서 버디(이글)를 많이 솎아낸 선수는 윗자리에 올라갔고,그렇지 못한 선수는 중위권으로 처졌다.

강성훈은 파5홀에서 이글 1개와 버디 2개로 4언더파를 솎아냈다. 첫날 언더파의 절반을 파5홀에서 기록한 것.양용은과 데일리도 파5홀에서 모두 버디를 잡으며 4타를 건졌고 미켈슨과 앤서니 김(26 · 나이키골프)은 나란히 3타를 줄였다. 그러나 우즈는 이날 파5홀에서 단 1타도 줄이지 못했다. 버디 3개를 파3홀과 파4홀에서 잡은 것.

강성훈은 "파5홀에서 스코어를 많이 줄인 게 주효했다"고 말했고 우즈는 "파5홀 플레이에 아쉬움이 남는다"고 했다. 파5홀 성적이 1위와 22위를 가른 요인이 된 것이다.

강성훈의 이날 드라이버샷 평균 거리는 323야드(약 294m)나 됐다. 출전선수 가운데 6위에 해당하는 장타력이다. 강성훈은 지난 여름까지만 해도 280~290야드의 평범한 선수였다. 그러나 지난 가을 코치를 행크 해니에서 벤 크레인으로 바꾼 후 거리가 30~40야드 늘었다.

강성훈은 "제가 체격(173㎝,77㎏)이 작기 때문에 예전 코치는 스윙아크를 크게 해서 거리를 늘리라고 말했는데 새 코치는 아크를 줄이는 대신 팔과 몸이 일체화된 상태에서 임팩트와 피니시를 하라고 주문했고 그 덕분에 거리가 늘어난 듯하다"고 말했다. 또 "거리가 늘다 보니 이제 웬만한 파5홀에서는 2온을 시도한다"며 "오늘 마지막 파5홀에서도 2온을 한 후 이글퍼트를 했다"고 덧붙였다. 14번홀(파5)에서는 그린 밖 7.5m 지점에서 한 칩샷이 홀로 들어가 이글을 기록했다. 올해 치른 3라운드에서 세 번째 이글이다.

영어로 인터뷰에 나선 강성훈은 "2라운드는 어려운 남코스에서 경기를 하지만 정확한 티샷과 아이언샷으로 상승세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이 대회에서 일곱 번째 우승을 노리는 우즈는 티샷 페어웨이 안착률 36%에서 보듯 샷이 들쭉날쭉했다. 네 개의 파5홀을 파로 채운 것은 물론 퍼트(총 30개)도 썩 만족스럽지 못했다. 우즈는 "파5홀에서 두 번의 티샷은 페어웨이에 떨어졌지만 볼이 굴러가면서 페어웨이를 벗어났다"며 "다른 두 개는 티샷이 엉망이었고 볼도 최악의 장소에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데일리와 미켈슨은 북코스보다 평균 2타가 더 나오는 남코스에서 나란히 버디 7개와 보기 2개를 기록하며 선전했다. 대회장 인근에서 태어난 미켈슨은 이 대회에서 두 차례(2000,2001년) 우승했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