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 마흔 찾기》는 이런 이야기를 씁쓸하게 주고받으며 사는 대한민국 중년 남성들을 위한 책이다. 이른바 7080의 개발시대를 살아오면서 자신의 삶을 저당잡히며 사는 것을 당연시 해온,그래서 중년이 된 지금 갑자기 변한 세상이 낯설어진 그들을 위한 '한잔의 술'이랄까.
아직도 친구들과 '27세 클럽'을 꿈꾸고,결혼을 후회한다고 틈만 나면 거짓말을 해대며,공포영화보다도 건강검진을 두려워하고,"아빠도 괜찮다"가 아닌 "아빠는 괜찮다"를 입에 달고 사는 그들에 관한 에세이 40여편이 심장을 쥐락펴락한다.
남자들이 군대 이야기를 하는 이유에 대한 저자 나름의 분석은 미소를 짓게 한다. 그것은 바로 '트라우마와 프라이드 사이'라는 것.트라우마를 프라이드로 바꾸기 위해 과장을 하고,그들 사이에선 이내 진실로 통한다. 함께 영웅담을 풀어놓다 보면 서로의 기억을 매만져주고 상호 인증을 해주기도 한다.
말과 글을 업으로 삼는 문화평론가의 책이기에 어디에도 처방이나 진단은 없다. 그저 서른즈음에 '매일 이별하며'살아온 40~50대들에게 이제는 '매일 맞이하며' 살자고 파이팅을 외칠 뿐.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