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이 지난해 수익률이 부진했던 미래에셋자산운용 등 3개사에서 위탁자금을 회수했다.

25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미래에셋운용에서 일반 성장형 주식에 투자하는 약 7000억원 규모의 위탁자금을 회수했다. 위탁자금의 운용수익률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미래에셋운용은 1조4000억원 정도의 국민연금 위탁자금을 운용하고 있었지만 이번 자금 회수로 규모가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국민연금은 6개월마다 실시하는 정기 평가에서 위탁자금을 받은 자산운용사의 수익률을 평가한 뒤 부진한 운용사에서 자금을 회수해 수익률이 좋은 운용사로 분배한다.

국민연금은 미래에셋운용 외에 위탁자금 규모가 크지 않은 2개 중소형 운용사에서도 수익률 부진을 이유로 자금을 회수했다. 관계자는 "운용사 간 경쟁을 유도하고 수익률 향상에 인센티브를 주기 위해 정기평가를 하고 있다"며 "미래에셋운용이 이전까지는 수익률이 좋았던 만큼 향후 운용 성과가 좋아지면 다시 자금을 위탁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운용은 국내 주식형펀드의 지속적인 환매에 시달리고 있는 만큼 이번 위탁자금 회수로 일정 부분 타격을 입을 것이란 전망이다. 작년 한 해 미래에셋운용의 국내 주식형펀드에서는 약 12조원이 순유출됐다. 한 펀드연구원은 "국민연금의 위탁자금은 규모와 상관 없이 운용사의 역량을 검증받는다는 성격이 있어 영향이 없지는 않을 것"이라며 "다만 지난해 말부터 대표펀드들의 수익률이 회복되고 있는 만큼 조만간 부진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민제 기자 pmj5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