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해운은 2009년 488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고,지난해 3분기까지 513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배를 빌려 마진을 더해 다른 선사에 이 배를 또다시 빌려주는 다단계 구조의 '용대선 체인'에 균열이 생긴 게 원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2007년 해운 호황기에 배를 많이 빌린 탓에 선주에게 지급해야 할 용선료는 높아진 반면 대선을 해준 중소 해운업체들이 잇따라 도산하면서 부실채권만 쌓였다는 얘기다.
대한해운 관계자는 "자산 매각,회사채 발행,유상증자 등을 통해 최근 2년간 10억달러를 조달해 돌아오는 빚을 갚았다"며 "하지만 작년 말 선주와의 용선료 인하 협상이 결렬되면서 국내 채권은행이 추가 대출을 거부해 회생절차를 신청했다"고 설명했다.
대한해운 주식의 거래 정지 소식이 알려지자 투자자들은 거세게 항의했다. 대한해운은 불과 한 달 전에 주주 배정 방식으로 866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기존 주주 가운데 79.97%가 청약을 했으며,실권주 모집에서는 125.26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할 정도로 투자 열기가 뜨거웠다. 법원이 1개월여 후에 회생 신청을 기각하면 청산 수순을 밟고,주식은 정리매매에 들어간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