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주요 20개국(G20) 의장국인 프랑스의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이 '원자재 가격 변동성 규제'와 '국제통화시스템 개혁'을 G20 정상회의 주요 의제로 설정할 것이라고 24일 밝혔다.

AFP통신에 따르면 사르코지 대통령은 이날 엘리제궁에서 가진 신년 연설을 통해 이 문제가 오는 11월 프랑스 칸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서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으로부터 의장국 지위를 넘겨받은 프랑스가 올해 G20 정상회의 의제를 공식 발표한 것은 처음이다.

앞서 사르코지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서울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국제통화시스템 개혁을 최우선 의제로 삼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달러화를 글로벌 기축통화로 하는 체제를 대체하는,브레턴우즈 체제 이후의 새 시스템을 만들겠다는 얘기다.

그는 그러나 이날 "식품값 이상 급등과 이로 인한 전 세계 각지의 폭동사태가 G20 국가의 공통된 우려로 떠오르고 있다"며 이에 대한 해결책 모색의 필요성 설명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특히 최근 식량 및 원자재 가격 폭등의 주범 가운데 하나로 금융시장의 투기적 거래를 지목하며 파생상품에 대한 규제 의지를 강력히 시사했다. 그는 "공급부족이 투기를 낳고 투기가 공급부족을 낳는 악순환이 이어진다"며 "프랑스는 이런 현상을 일으키는 원자재 파생상품 거래를 죽이지는 않겠지만 최대한 규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사르코지는 내년 프랑스 대선에서 연임에 성공하기 위해 원자재 가격 규제에 적극 나설 것이란 관측이다. 그가 속한 대중운동연합(UMP)의 지지 기반은 대부분 지방의 농촌층으로,내년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선 원자재 가격 규제가 불가피한 형편이다.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에 따르면 사르코지의 지지율은 30%를 밑돌았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