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도면 됐지'
지난해 12월 2022년 월드컵 축구대회 개최치로 확정된 카타르가 자국에서 열리고 있는 제15회 아시안컵에서 8강에 오른 것으로 만족감을 표시하고 있다.

22일(한국시간) 도하의 알가라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과 8강에서 2-3으로 역전패를 당한 카타르는 아쉬울 법도 하지만 '잘 싸웠다'고 자족하는 분위기다.

사실 카타르는 월드컵 개최지로 확정된 뒤에도 '아직 월드컵 본선에 한 번도 오르지 못했다'거나 '축구 실력이 너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따라서 월드컵 유치 이후 처음 여는 국제 축구대회에 쏠린 세계인의 시선에 카타르 축구 실력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강했다.

일본과 8강을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도 '만일 이긴다면 2022년 월드컵 개최를 앞둔 카타르 축구에 어떤 의미가 있겠는가'라는 질문이 빠지지 않았다.

국제축구연맹(FIFA) 105위인 카타르는 29위로 한참 위인 일본을 상대로 1-0, 2-1 등 두 차례나 리드를 잡으며 잘 싸웠지만 가가와 신지(보루시아 도르트문트)에게 두 골을 내주며 결국 2-3으로 분패했다.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세네갈의 8강 신화를 이뤘던 브루노 메추 카타르 대표팀 감독은 "선수들이 일본을 곤경에 빠트리며 잘 싸웠다.

누구나 그렇게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우리는 세계에 카타르 축구가 강하다는 사실을 보여줬다"고 자평했다.

메추 감독은 "일본과 같은 강팀을 상대로 주눅이 들지 않고 잘 싸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아쉬운 점은 실수로 골을 허용하고 말았다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사실 이번 대회를 통해 카타르는 11년 남은 월드컵 개최 능력을 어느 정도 인정받고 있다.

5곳의 경기장은 물론 연습 구장의 관리 상태에 대해서 대부분의 참가국 관계자들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운다.

조영증 대한축구협회 기술교육국장은 19일 훈련이 열린 알와크라 스타디움에서 "뭐라고 할 부분이 하나도 없다.

아주 준비가 잘 돼 있다"고 이번 대회를 평가했다.

카타르 프로축구 알사드에서 뛰는 이정수도 이날 훈련을 마친 뒤 "한국이나 일본과 비교해도 시설에서 뒤떨어지는 부분은 없다"며 카타르 축구 시설에 대해 합격점을 매겼다.

조별리그 24경기에 26만 7천645명의 관중이 경기장을 찾아 평균 관중 1만 1천151명에 그친 것을 지적하기도 하지만 사실 '지구촌 축제' 월드컵에 관중이 적게 올 것이라고 우려하는 자체가 '기우'에 가깝다.

오히려 너무 많은 사람이 몰려 교통이나 숙박 등에 문제가 있을 수는 있다.

실제 이번 대회에서 카타르의 경기가 열린 칼리파 스타디움 주변에 차량 정체가 생기기도 했지만 앞으로 11년 남은 기간에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는 수준이다.

결국 대표팀 경기력에 대해 의문 부호가 달렸었지만 이번 대회 조별리그에서 중국을 2-0, 쿠웨이트를 3-0으로 완파하고 지난해 남아공 월드컵 16강 진출국인 일본과도 대등하게 싸웠다는 점에서 카타르는 그라운드에서도 향상된 성적표를 받아들게 됐다.

(도하<카타르>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email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