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 2000시대가 열렸지만 과감히 증시에 몸을 싣기엔 부담스럽다. 오르는 종목만 오르는 차별화 장세도 '개미'들에게 기회를 내주지 않는다. 지수가 지난주 큰 폭의 조정을 거친 것이 그나마 기회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정보기술(IT)과 금융 등 주도주를 주목하되,중소형주나 인플레이션 수혜주 등 틈새 전략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중국 긴축 등 남은 변수를 살피는 것은 필수다.


◆장기 상승 추세는 여전

2100선까지 고공행진하던 코스피지수는 지난 21일 1.74% 하락으로 마무리했다. 지수 급등에 대한 피로감에 중국 긴축 우려가 겹치면서다. 코스피의 상승세가 둔화됐지만 대세 상승을 꺾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많다. 임수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 1분기부터 본격화될 주요 업종들의 영업이익 호전,미국 경기 회복세,풍부한 유동성을 감안할 때 추가 상승에 무게가 실리는 모습"이라고 내다봤다. 이선엽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한 주 정도 쉬어갈 수 있겠지만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가 여전해 상승세를 찾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동안 상투를 잡을까 증시에 들어오지 못했던 개미들에게는 최근 조정이 기회라는 분석이다. 증권사들도 대부분 올해 코스피지수 상단을 2300~2400까지 내다보고 있다.

다만 외국인 매수세가 약화하면서 시장 변동성이 커진 점은 불안 요인이다. 중국 긴축과 유럽 재정위기 등 남은 변수에 따라 숨고르기가 길어질 가능성도 있다. 노무라증권은 국내 기업들의 실적이 1분기에 바닥을 지나면서 조정을 겪은 후 2분기부터 다시 상승하는 '상저하고'를 예측했다.

싼 종목 고집하다 날만 샐라

개미들이 요즘 시장에 대응하기 힘든 이유는 차별화 장세다. 일부 주도주만 계속 오르고 소외된 종목은 좀처럼 오르지 않고 있다. 저렴한 종목을 사서 상승세를 노려보려는 개미들에게는 틈을 내주지 않는다. 과거에는 본격적인 상승장일 때 개미들의 시장 참여가 늘어나면서 저렴한 종목이 많이 올랐다. 하지만 당분간은 이 같은 모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견해가 많다. 최근 개인 매수세는 소수 대형주에 투자하는 자문형 랩어카운트가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임 연구원은 "적어도 올해는 싸게 사는 것보다 비싸게 파는 데 무게중심을 둬야 한다"며 주도주 중심의 압축적인 대응을 권했다.

우선 최근 100만원을 찍은 삼성전자를 필두로 IT주에 대한 관심은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대우증권은 메모리업체의 상승이 부담스럽다면 장비업체(주성엔지니어링 유진테크 등)나 후공정업체(하나마이크론 심텍 등),스마트폰 · 태블릿PC 관련주(컴투스 파트롬 에스엠 인터플렉스 등)로 매수 범위를 확대할 만하다고 조언했다.

박현명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 등 선진국은 당분간 저금리 기조와 양적완화 정책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 소비 회복에 따라 실적 개선이 예상되는 IT주와 자동차주의 상승 여력이 크다"고 내다봤다. 반도체,소프트웨어,디스플레이 등 수출주 대부분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도 높아 긍정적이란 진단이다.


◆중소형주 르네상스 오나

그렇다고 중소형주를 완전히 잊으란 의미는 아니다. 경기가 회복되고 증시가 강세를 보일수록 위험 선호도가 높아지고 중소형주의 강세 가능성도 커지기 때문이다. 이도한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올해 소형주의 이익증가율은 39.5%로 대형주를 훨씬 앞설 것"이라며 "자산가치가 높고 이익추정치가 상향되고 있는 중소형주를 눈여겨볼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올해 삼성 LG 현대차 등 국내 7대 그룹의 투자 총액이 101조원에 달해 중소기업으로 수혜가 확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중소형주 회복 시점에 대해선 견해가 제각각인 만큼 '싸니까 사놓자'는 막연한 접근은 금물이다.

향후 경제흐름 변화에 한 발 앞선 '틈새전략'도 필요하다. 신영증권은 물가상승 압력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에쓰오일,우리금융 등 인플레이션 수혜주에 주목할 것을 조언했다. NH투자증권현대미포조선,남양유업 등 인플레이션 시기에 부각되는 자산주를 추천했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