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이 상당히 어려운 상황에 있다"고 19일 말했다. 김 총재의 발언은 한은이 물가 불안을 진정시키기 위해 빠른 속도로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져 채권금리가 큰 폭으로 뛰었다.

김 총재는 이날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금융연구원 초청 강연에서 "공급,수요,기대심리 등 여러 측면에서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공급 측면에서는 원유 및 원자재 가격이 오르고,수요 측면에선 국내총생산(GDP) 갭 플러스 전환으로 물가 압박이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GDP 갭이 플러스로 돌아섰다는 것은 실제 GDP가 잠재 GDP를 웃돈다는 것으로 경제가 정상궤도에 진입했다는 의미다.

김 총재는 "올해 미국의 성장률에 대해 국제통화기금(IMF)이 2.3%,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2.2%로 전망했지만 최근 완전히 달라져 3.5%를 넘을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며 "이렇게 되면 우리나라도 (성장률 전망치를) 높여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 총재는 통화정책 방향에 대해 "물가 안정 기반 위에 적정 성장률을 유지할 것"이라고 제시했다. 한은 관계자는 "김 총재가 성장에 앞서 물가를 언급함으로써 물가 안정 의지를 강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총재는 "유럽 지역도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인 2%를 넘어 인플레이션 대책이 나올 상황이며 중국 등 신흥 경제권은 거의 모든 나라가 인플레이션 억제를 중요한 정책 과제로 삼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