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보닛 벽쪽·동쪽 보고 주차
추운날 운동하면 실내서 땀 식혀야


지난 연말부터 시작된 한파가 장기간 이어지면서 전국적으로 감기 환자가 속출하고 있다.

특히 지난 16일 중부지방 아침 기온이 영하 20도 가까이 내려가 한파가 절정에 달하면서 차량 시동이 걸리지 않거나 수도계량기가 동파되는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북극의 고온 현상 탓에 남하한 한기(寒氣)가 1월 내내 한반도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여 겨울철 차량 관리와 동파 사고 예방, 건강 관리법을 알아두는 것이 좋다.

◇차량 벽쪽으로 주차해야 = 기온이 떨어지면 주로 경유 차량의 시동이 걸리지 않는 사례가 많다.

영하 16도 이하로 내려가면 경유의 파라핀 성분이 응고돼 점성이 높아짐에 따라 자동차의 연료 필터가 막혀 말썽을 부리는 것이다.

이때 무리하게 시동을 걸다 보면 연료를 뿜어주는 고압분사장치가 고장 날 수도 있어 조심해야 한다.

경유 응고를 방지하려면 차량을 지하주차장 등 건물 내에 주차하는 것이 최선이지만 부득이 밖에 주차해야 할 때는 보닛을 바람의 영향을 덜 받는 벽쪽이나 해가 뜨는 동쪽으로 향하게끔 대는 게 좋다.

휘발유 차량은 추운 날씨에 배터리 성능이 떨어져 방전되면 시동이 걸리지 않는다.

자동차 10년 타기 운동 시민운동연합의 임기상 대표는 "통상 배터리는 영상 20~25도에서 최고 성능을 발휘하도록 제작되기 때문에 기온이 0도와 영하 20도로 내려가면 기능이 각각 20%, 50% 정도 떨어진다"고 말했다.

배터리 주위를 헌옷으로 감싸 보온하는 것이 배터리의 성능을 유지하는데 좋다고 임 대표는 귀띔했다.

또 제설 작업에 사용되는 염화칼슘이 차량에 묻으면 차체가 녹슬기 때문에 신속히 제거해야 한다.

신발에 묻은 염화칼슘이 따뜻한 차 안에서 가루로 변하면 호흡기로 들어가 건강에 악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차에 오르기 전 털어내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계량기 보호통에 물 괴지 않도록 = 계량기 보호함 내부를 헌옷이나 신문지, 솜 등으로 채우고 찬 공기가 들어가지 않도록 비닐로 싸매면 동파를 막을 수 있다.

계량기 보호통에 물이 고이지 않도록 해야 하고 마당에 노출된 수도관은 보온재로 감싸주는 것이 좋다.

장기간 집을 비우거나 영하 10도 이하의 혹한이 이어져 계량기나 수도관이 동파될 가능성이 크면 수도꼭지를 조금 틀어 물이 졸졸 흐르게 한다.

계량기나 수도관이 얼었을 때는 헤어드라이어를 갖다 대 녹이면 된다.

미지근한 물을 붓고 차츰 따뜻한 물로 바꿔가며 동파 부위를 녹여도 되지만 50도 이상의 뜨거운 물을 먼저 부으면 계량기가 고장 날 수도 있다.

수도계량기 등이 동파됐을 때는 서울시 다산콜센터(☎120)나 관할 수도사업소로 신고하면 수리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당뇨환자 겨울 등산 조심 = 추위로 생기는 감기나 독감은 전염되기 쉬워 귀가하면 반드시 손발을 깨끗이 씻고 양치질을 해야 한다.

겨울철 차갑고 건조한 공기로 약해진 상기도(목과 위장으로 이어지는 목구멍과 식도를 지칭) 점막에 감기 바이러스가 전염되면 비염이나 축농증, 기관지염, 폐렴 등으로 악화할 수 있어 초기에 치료해 합병증이 안 생기게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동상은 심한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는 무심하기 쉬운데 손발이 파랗게 변하거나 언 부위가 가려우면 즉시 미지근한 물에 언 부위를 담그고 병원에서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외부에서 활동할 때는 항상 마른 양말을 신도록 하고 젖으면 바로 갈아 신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손과 발보다는 혈관이 적게 모인 귀와 코 등에도 동상에 걸릴 가능성이 커 장갑과 귀마개를 하는 것도 좋은 예방법이다.

혈압과 심장혈관계 질환은 실내외 온도가 급격하게 변하는 겨울철에 많이 생기므로 추운 날 운동 등을 하다가 땀이 나면 바깥에서 몸을 식히지 말고 따뜻한 집 안에 들어가 식히는 것이 좋다.

겨울철에 쉽게 생기는 피부건조증의 주원인은 낮은 습도이므로 실내에서 습도를 적절히 조절하는 것이 피부질환을 예방하는 지름길이다.

실내에 빨래를 널어 말린다든지 가습기를 사용해 습도를 조절하도록 하고 잠을 잘 때 내복을 입어 몸이 지나치게 건조하지 않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등산이 효과적이라고 해서 당뇨병 환자가 추운 아침에 산길을 오르는 것은 권장할 만한 일이 아니다.

당뇨병 환자들은 혈당의 변화가 심해 아침 공복시 혈당이 내려간 상태에서 운동을 시작하면 혈당이 더 떨어져 저혈당 증세로 어지럽거나 쓰러질 수 있어 조심해야 한다.

(자료제공 :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kong7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