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부산에 96년 만의 추위가 덮치고 전국 곳곳이 최저기온 신기록을 경신하면서 역대 추위 기록에 관심이 쏠린다.

17일 기상청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기상관측이 시작된 이래 가장 낮은 기온은 1981년 1월5일 경기 양평의 영하 32.6도였다. 현재 우리나라 5㎞ 상공을 뒤덮은 공기가 영하 35~40도 안팎인데 이 공기가 그대로 지상에 내려왔다고 보면된다.

서울은 1927년 12월31일 영하 23.1도가 관측 이래 최저치였고 2000년대 들어서는 2001년 1월15일(영하 18.6도)이 제일 추웠다. 기상계 일각에선 대륙고기압이 초강세를 지속하면서 "이 기록이 곧 깨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대도시 가운데 인천은 1931년 영하 21도,광주는 1943년 영하 19.4도,대전은 1969년 영하 19도,제주는 1977년 영하 6도가 최저기록이다. 부산은 지난 주말 한파(16일 영하 12.8도)가 1915년(영하 14도)에 이어 역대 2위의 강추위였다.

전방부대가 있는 철원에선 공교롭게도 2001년 1월16일(영하 29.2도)과 15일(영하 27.8도),17일(영하 26.9도)이 역대 1~3위를 나란히 차지하고 있다. 그해 철원에서 복무했던 군인들은 '지독하게 안 풀린 군번'이었던 셈.해발 832m인 대관령은 1974년 영하 28.9도,땅끝마을 해남은 1977년 영하 14.5도,동쪽 끝 울릉도는 1981년 영하 13.6도까지 내려갔다.

한편 기상청은 18일 전국적으로 기온이 5도가량 오르면서 '최강 한파'의 기세가 다소 꺾이겠다고 예보했다. 이날 아침기온은 서울 영하 11도,춘천 영하 17도,대구 · 울산 영하 7도,부산 영하 5도로 예상된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