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10년 'E10 리포트'] (11)·끝…"E10, 21억명 구매 파워·천연자원 매력…성장률 선진국 2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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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끝 '이머징 파워의 진단과 과제' 좌담회
사회=최명수 E10 특별취재팀장
사회=최명수 E10 특별취재팀장
이머징 파워 10개국(E10)이 세계 경제의 새로운 축으로 떠오름에 따라 한국은 E10을 중심으로 투자은행(IB) 등 금융 분야 수출을 강화해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제조업에서 금융업으로,대기업에서 중소기업으로 이머징마켓 진출의 무게 중심을 바꿔야 하며,수출 일변도보다는 적절한 수입을 통해 E10을 상생 파트너로 삼아야 한다는 진단도 나왔다.
한국경제신문은 지난 주말 서울 여의도 CCMM에서 '새로운 10년 이머징 파워의 진단과 과제'라는 주제로 전문가 좌담회를 갖고 이머징마켓 진출 확대방안을 모색했다. 본지는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 이머징마켓지수 등을 토대로 브라질 칠레 멕시코 러시아 폴란드 터키 인도 인도네시아 태국 남아공을 E10 국가로 선정했다.
전문가들은 풍부한 천연자원과 젊은 노동력,내수시장 등이 이머징 파워의 등장 배경이라고 진단했다. 기업이 이머징마켓 진출에 성공하려면 철저한 준비와 인내심,협력 파트너 등이 필요하며 투자자 입장에선 투자 지역과 시기를 분산해 환율변동과 투자의 위험을 줄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좌담회에는 황건호 금융투자협회장,최현만 미래에셋증권 부회장,조환익 KOTRA 사장과 E10의 대표로 에지문도 후지타 주한 브라질 대사가 참석했다.
▼사회=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경제의 파워가 주요 7개국(G7)에서 E10으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E10이 세계경제의 중심축으로 떠오른 배경은 무엇입니까.
▼황건호 회장=미국과 유럽 중심의 금융질서가 깨지고 경제도 다극화되고 있습니다. 풍부한 천연자원과 인구,탄탄한 내수시장 등을 토대로 한 성장잠재력이 E10을 세계경제의 새 축으로 만든 배경입니다. 금융 자본주의도 재편되고 있습니다. 최근 E10 국가의 주가가 높은 상승률을 보이고 있어 한국이 이머징마켓 금융 분야로 눈을 돌릴 때가 됐습니다.
▼조환익 사장=E10의 총 인구는 21억여명으로 세계 인구의 3분의 1에 달합니다. E10 국가의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평균 5.9%로,미국 유럽연합(EU) 일본 등 선진국(평균 2.7%)의 두 배가 넘습니다. 금융위기 이후 세계경제 지배체제로 자리잡은 주요 20개국(G20)에도 E10 중 7개국이 포진해 있습니다.
▼최현만 부회장=글로벌 유동성의 흐름은 미국 유럽과 이머징마켓의 트라이앵글(삼각축)로 재편되고 있습니다. 최근 5년 동안 세계 증시에서 미국 비중이 48%에서 42%로 낮아진 반면 E10 비중은 3%에서 7%로 높아졌습니다. 풍부한 자원과 청장년층 중심의 노동력,그것을 기반으로 한 내수시장 등 이머징마켓의 3대 요소가 그 배경이라고 생각합니다.
▼사회=올해 세계경제와 증시에서 주목해야 할 국가는 어디라고 봅니까.
▼최 부회장=브릭스(BRICs) 다음에는 포스트(post) 브릭스 등 또 다른 이머징국가가 계속 나올 것입니다. 방금 이야기 한 이머징의 3대 요소를 생각할 때 여전히 중국 브라질 인도 등을 중심에 놓고 봐야 합니다.
▼후지타 대사=브라질을 주목해야 한다고 하지만 세계경제 상황을 예측하기 쉽지 않습니다. 탄소 배출에 따른 기후 변화도 중요한 변수입니다. 이머징마켓은 단순히 상품을 수출하는 시장이 아닙니다. 25년 전만 해도 상품 수입에 치우쳤던 중국이 세계시장을 주도하면서 주요 2개국(G2)으로 등장했습니다. 공산품 수입국이자 원자재 수출국인 브라질도 이 같은 시대 변화에 적응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황 회장=브라질은 정치 · 경제 분야에서 남미의 맹주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금융투자협회는 최근 마르셀루 지우프리다 브라질 금융자본시장협회장 등과 만나 한국과 브라질 간 새로운 관계를 모색했습니다. 미래에셋자산운용도 브라질에 진출해 10억달러 규모의 펀드를 운용 중입니다. 영국의 이코노미스트지가 "남미의 경제 규모가 북미를 압도하는 때가 올 것"이라고 보도할 정도로 중요한 시장입니다.
▼조 사장=우리나라가 올해 무역 1조달러를 달성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수출의 70%가 이머징국가로 나갑니다. 너무 한쪽으로 치우쳐선 안 됩니다. 미국 유럽 등 선진국 시장도 가볍게 봐서는 안 됩니다. 신흥시장을 단순히 개발도상국으로 한정지어서도 안 됩니다. 가령 일본은 그동안 우리가 거의 공략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신흥시장으로서 의미를 갖습니다.
▼사회=이머징마켓에 진출하려는 기업이나 투자자들이 성공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조 사장=전략적 접근이 필요합니다. 성공적인 진출을 위한 키워드로 '3P'를 들 수 있습니다. 철저한 계획(plan)과 최소 2~3년,길게는 5년 이상 준비하는 인내심(patience),납품은 물론 합작투자도 할 수 있는 협력 파트너(partner)의 발굴입니다. 시장이 개방되지 않은 국가일수록 현지화하거나 현지 합작파트너를 잘 잡아야 성공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세계 100여개국을 대상으로 KOTRA의 네트워크와 정보 인프라를 특정 부처뿐 아니라 국가 전체가 활용해야 합니다.
▼황 회장=금융투자협회도 이머징마켓지원센터를 만들어 증권 · 자산운용사의 해외 진출을 돕고 있습니다. 그런데 은행 증권 보험 등 국내 금융회사가 총 320개인데,이 중 33곳만 E10 지역에 진출해 있습니다. 호주 투자은행 맥쿼리가 우리나라에서 각종 인프라 구축 프로젝트에 참여하듯 브라질 터키 베트남 등 인프라 투자가 취약한 나라에서 한국 증권사들이 할 수 있는 일이 있을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자금 조달과 관련한 IB 영역의 활성화가 자산운용보다 더 중요합니다.
▼최 부회장=투자자 입장에선 포트폴리오 분산을 염두에 둬야 합니다. 미래에셋은 2003년 홍콩 진출 당시부터 중국 시장을 겨냥하고 30% 이상 투자 비중을 두고 있습니다. 시가총액 100조원이 넘는 기업이 한국에는 삼성전자밖에 없지만 브라질에는 페트로브라스 등 5개가 넘습니다. 브라질은 발전할 여지가 많습니다. 올 상반기에는 선진국 증시 수익률이 좋을 것 같고 하반기에는 이머징 시장이 다시 주목받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도 감안해야 합니다.
▼사회=시장 개방이 안 된 국가나 환율리스크에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황 회장=투자할 때 환율을 감안하는 것은 기본입니다. 브라질에 투자한다는 것은 브라질의 통화가치 상승에 투자하는 것과 같은 뜻입니다. 해외 투자는 잘 아는 곳에 해야 합니다. 그 나라를 알기 위해 공부도 해야 합니다. 특정 국가나 트렌드에 휩쓸리는 쏠림 현상도 투자자들이 경계해야 할 점입니다.
▼최 부회장=환율에는 '자국의 물건을 어떻게 하면 더 많이 팔 수 있을까'하는 문제가 달려 있는 만큼 신흥국이 다소 공격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환율전쟁은 상당 기간 우리에게 위험요소가 될 것입니다. 개인투자자 입장에서는 투자 지역과 시기를 분산하는 것밖에 답이 없습니다.
▼조 사장=무역 1조달러 시대에 과거처럼 연 20% 성장은 불가능할 뿐 아니라 해서도 안 됩니다. 그런 점에서 환율관리는 더욱 중요합니다. 기업 입장에서 환율 리스크를 극복하기 위해 철저히 현지화하고 사회공헌활동을 통해 좋은 이미지를 심어야 합니다. 무역 흑자만 많이 내는 데 몰두해 '제2의 일본'이 돼서는 안 됩니다. 신흥국의 기업과 소비자를 배려한다는 점을 보여줘야 합니다.
▼후지타 대사=브라질은 개방이 덜 됐다는 인식이 많은데,실제로는 국가가 개인의 삶 등 여러 분야에 관여하는 나라입니다. 그렇다고 외국 기업에 차별적이지는 않습니다. 세금 종류가 많지만 대부분 단기 차익을 노리는 핫머니를 통제하는 게 주 목적입니다. 자유무역협정(FTA)은 서로 이익이 된다면 가능할 것입니다. 브라질 역시 환율전쟁에 대해 경각심을 갖고 있습니다. 브라질은 인도 남아공과 함께하는 IBSA 정상회담을 통해 한두 개의 통화가 세계 무역을 독점하지 못하도록 새 기축통화를 정하는 방법을 모색한 적이 있습니다.
▼사회=한국경제신문은 새해 기획으로 '새로운 10년,E10 리포트'를 게재했습니다. 이머징마켓과 관련해 앞으로 10년간 주력해야 할 과제는 무엇일까요.
▼조 사장=한국경제의 E10 리포트는 실물경제와 금융투자 측면에서 이머징마켓에 대한 방향을 정확히 찾아줬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앞으로 10년은 제조업과 대기업 위주의 수출에서 벗어나 금융 분야와 중소기업의 본격적인 이머징마켓 진출이 이뤄져야 합니다. 금융이 진출해야 제조업도 시너지를 내 더 큰 프로젝트를 향해 나아갈 수 있습니다.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도 활성화돼야 합니다. 수출뿐 아니라 수입을 통해 각국에 기여해야 하고,투자 유치만 할 게 아니라 밖으로 활발히 투자해야 한다는 것도 과제입니다.
▼황 회장=우리는 탄탄한 제조업을 갖고 있기에 금융도 잘 할 수 있습니다. 외환위기와 금융위기의 경험에서 많은 시행착오도 겪었습니다만,이제는 타이밍이 됐습니다. E10을 중심으로 금융 자본주의가 재편되고 있는데 이번에는 금융 수출의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합니다.
▼후지타 대사=한국은 기술혁신을 통해 세계경제에 크게 기여하고 있습니다. 한국 기술은 세계 표준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가령 브라질 농업에 한국의 위치추적시스템(GPS) 마이크로칩 등을 쓸 수도 있습니다. 한국이 금융 수출을 하되 투기적으로 흐르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정리=노경목/사진=양윤모 기자 autonomy@hankyung.com
한국경제신문은 지난 주말 서울 여의도 CCMM에서 '새로운 10년 이머징 파워의 진단과 과제'라는 주제로 전문가 좌담회를 갖고 이머징마켓 진출 확대방안을 모색했다. 본지는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 이머징마켓지수 등을 토대로 브라질 칠레 멕시코 러시아 폴란드 터키 인도 인도네시아 태국 남아공을 E10 국가로 선정했다.
전문가들은 풍부한 천연자원과 젊은 노동력,내수시장 등이 이머징 파워의 등장 배경이라고 진단했다. 기업이 이머징마켓 진출에 성공하려면 철저한 준비와 인내심,협력 파트너 등이 필요하며 투자자 입장에선 투자 지역과 시기를 분산해 환율변동과 투자의 위험을 줄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좌담회에는 황건호 금융투자협회장,최현만 미래에셋증권 부회장,조환익 KOTRA 사장과 E10의 대표로 에지문도 후지타 주한 브라질 대사가 참석했다.
▼사회=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경제의 파워가 주요 7개국(G7)에서 E10으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E10이 세계경제의 중심축으로 떠오른 배경은 무엇입니까.
▼황건호 회장=미국과 유럽 중심의 금융질서가 깨지고 경제도 다극화되고 있습니다. 풍부한 천연자원과 인구,탄탄한 내수시장 등을 토대로 한 성장잠재력이 E10을 세계경제의 새 축으로 만든 배경입니다. 금융 자본주의도 재편되고 있습니다. 최근 E10 국가의 주가가 높은 상승률을 보이고 있어 한국이 이머징마켓 금융 분야로 눈을 돌릴 때가 됐습니다.
▼조환익 사장=E10의 총 인구는 21억여명으로 세계 인구의 3분의 1에 달합니다. E10 국가의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평균 5.9%로,미국 유럽연합(EU) 일본 등 선진국(평균 2.7%)의 두 배가 넘습니다. 금융위기 이후 세계경제 지배체제로 자리잡은 주요 20개국(G20)에도 E10 중 7개국이 포진해 있습니다.
▼최현만 부회장=글로벌 유동성의 흐름은 미국 유럽과 이머징마켓의 트라이앵글(삼각축)로 재편되고 있습니다. 최근 5년 동안 세계 증시에서 미국 비중이 48%에서 42%로 낮아진 반면 E10 비중은 3%에서 7%로 높아졌습니다. 풍부한 자원과 청장년층 중심의 노동력,그것을 기반으로 한 내수시장 등 이머징마켓의 3대 요소가 그 배경이라고 생각합니다.
▼사회=올해 세계경제와 증시에서 주목해야 할 국가는 어디라고 봅니까.
▼최 부회장=브릭스(BRICs) 다음에는 포스트(post) 브릭스 등 또 다른 이머징국가가 계속 나올 것입니다. 방금 이야기 한 이머징의 3대 요소를 생각할 때 여전히 중국 브라질 인도 등을 중심에 놓고 봐야 합니다.
▼후지타 대사=브라질을 주목해야 한다고 하지만 세계경제 상황을 예측하기 쉽지 않습니다. 탄소 배출에 따른 기후 변화도 중요한 변수입니다. 이머징마켓은 단순히 상품을 수출하는 시장이 아닙니다. 25년 전만 해도 상품 수입에 치우쳤던 중국이 세계시장을 주도하면서 주요 2개국(G2)으로 등장했습니다. 공산품 수입국이자 원자재 수출국인 브라질도 이 같은 시대 변화에 적응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황 회장=브라질은 정치 · 경제 분야에서 남미의 맹주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금융투자협회는 최근 마르셀루 지우프리다 브라질 금융자본시장협회장 등과 만나 한국과 브라질 간 새로운 관계를 모색했습니다. 미래에셋자산운용도 브라질에 진출해 10억달러 규모의 펀드를 운용 중입니다. 영국의 이코노미스트지가 "남미의 경제 규모가 북미를 압도하는 때가 올 것"이라고 보도할 정도로 중요한 시장입니다.
▼조 사장=우리나라가 올해 무역 1조달러를 달성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수출의 70%가 이머징국가로 나갑니다. 너무 한쪽으로 치우쳐선 안 됩니다. 미국 유럽 등 선진국 시장도 가볍게 봐서는 안 됩니다. 신흥시장을 단순히 개발도상국으로 한정지어서도 안 됩니다. 가령 일본은 그동안 우리가 거의 공략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신흥시장으로서 의미를 갖습니다.
▼사회=이머징마켓에 진출하려는 기업이나 투자자들이 성공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조 사장=전략적 접근이 필요합니다. 성공적인 진출을 위한 키워드로 '3P'를 들 수 있습니다. 철저한 계획(plan)과 최소 2~3년,길게는 5년 이상 준비하는 인내심(patience),납품은 물론 합작투자도 할 수 있는 협력 파트너(partner)의 발굴입니다. 시장이 개방되지 않은 국가일수록 현지화하거나 현지 합작파트너를 잘 잡아야 성공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세계 100여개국을 대상으로 KOTRA의 네트워크와 정보 인프라를 특정 부처뿐 아니라 국가 전체가 활용해야 합니다.
▼황 회장=금융투자협회도 이머징마켓지원센터를 만들어 증권 · 자산운용사의 해외 진출을 돕고 있습니다. 그런데 은행 증권 보험 등 국내 금융회사가 총 320개인데,이 중 33곳만 E10 지역에 진출해 있습니다. 호주 투자은행 맥쿼리가 우리나라에서 각종 인프라 구축 프로젝트에 참여하듯 브라질 터키 베트남 등 인프라 투자가 취약한 나라에서 한국 증권사들이 할 수 있는 일이 있을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자금 조달과 관련한 IB 영역의 활성화가 자산운용보다 더 중요합니다.
▼최 부회장=투자자 입장에선 포트폴리오 분산을 염두에 둬야 합니다. 미래에셋은 2003년 홍콩 진출 당시부터 중국 시장을 겨냥하고 30% 이상 투자 비중을 두고 있습니다. 시가총액 100조원이 넘는 기업이 한국에는 삼성전자밖에 없지만 브라질에는 페트로브라스 등 5개가 넘습니다. 브라질은 발전할 여지가 많습니다. 올 상반기에는 선진국 증시 수익률이 좋을 것 같고 하반기에는 이머징 시장이 다시 주목받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도 감안해야 합니다.
▼사회=시장 개방이 안 된 국가나 환율리스크에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황 회장=투자할 때 환율을 감안하는 것은 기본입니다. 브라질에 투자한다는 것은 브라질의 통화가치 상승에 투자하는 것과 같은 뜻입니다. 해외 투자는 잘 아는 곳에 해야 합니다. 그 나라를 알기 위해 공부도 해야 합니다. 특정 국가나 트렌드에 휩쓸리는 쏠림 현상도 투자자들이 경계해야 할 점입니다.
▼최 부회장=환율에는 '자국의 물건을 어떻게 하면 더 많이 팔 수 있을까'하는 문제가 달려 있는 만큼 신흥국이 다소 공격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환율전쟁은 상당 기간 우리에게 위험요소가 될 것입니다. 개인투자자 입장에서는 투자 지역과 시기를 분산하는 것밖에 답이 없습니다.
▼조 사장=무역 1조달러 시대에 과거처럼 연 20% 성장은 불가능할 뿐 아니라 해서도 안 됩니다. 그런 점에서 환율관리는 더욱 중요합니다. 기업 입장에서 환율 리스크를 극복하기 위해 철저히 현지화하고 사회공헌활동을 통해 좋은 이미지를 심어야 합니다. 무역 흑자만 많이 내는 데 몰두해 '제2의 일본'이 돼서는 안 됩니다. 신흥국의 기업과 소비자를 배려한다는 점을 보여줘야 합니다.
▼후지타 대사=브라질은 개방이 덜 됐다는 인식이 많은데,실제로는 국가가 개인의 삶 등 여러 분야에 관여하는 나라입니다. 그렇다고 외국 기업에 차별적이지는 않습니다. 세금 종류가 많지만 대부분 단기 차익을 노리는 핫머니를 통제하는 게 주 목적입니다. 자유무역협정(FTA)은 서로 이익이 된다면 가능할 것입니다. 브라질 역시 환율전쟁에 대해 경각심을 갖고 있습니다. 브라질은 인도 남아공과 함께하는 IBSA 정상회담을 통해 한두 개의 통화가 세계 무역을 독점하지 못하도록 새 기축통화를 정하는 방법을 모색한 적이 있습니다.
▼사회=한국경제신문은 새해 기획으로 '새로운 10년,E10 리포트'를 게재했습니다. 이머징마켓과 관련해 앞으로 10년간 주력해야 할 과제는 무엇일까요.
▼조 사장=한국경제의 E10 리포트는 실물경제와 금융투자 측면에서 이머징마켓에 대한 방향을 정확히 찾아줬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앞으로 10년은 제조업과 대기업 위주의 수출에서 벗어나 금융 분야와 중소기업의 본격적인 이머징마켓 진출이 이뤄져야 합니다. 금융이 진출해야 제조업도 시너지를 내 더 큰 프로젝트를 향해 나아갈 수 있습니다.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도 활성화돼야 합니다. 수출뿐 아니라 수입을 통해 각국에 기여해야 하고,투자 유치만 할 게 아니라 밖으로 활발히 투자해야 한다는 것도 과제입니다.
▼황 회장=우리는 탄탄한 제조업을 갖고 있기에 금융도 잘 할 수 있습니다. 외환위기와 금융위기의 경험에서 많은 시행착오도 겪었습니다만,이제는 타이밍이 됐습니다. E10을 중심으로 금융 자본주의가 재편되고 있는데 이번에는 금융 수출의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합니다.
▼후지타 대사=한국은 기술혁신을 통해 세계경제에 크게 기여하고 있습니다. 한국 기술은 세계 표준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가령 브라질 농업에 한국의 위치추적시스템(GPS) 마이크로칩 등을 쓸 수도 있습니다. 한국이 금융 수출을 하되 투기적으로 흐르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정리=노경목/사진=양윤모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