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가 전국적으로 고르게 회복세를 이어갔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12일 발표한 베이지북에서 지난해 11월과 12월 중 공장 생산이 증가했으며 연말 쇼핑시즌을 맞아 소매 매출과 기업의 고용도 증가세를 나타냈다고 밝혔다. 베이지북은 12개 연방은행이 관할하는 지역의 경기 동향을 종합한 것이다. 오는 26~27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회의에서 참고자료로 활용한다.

이번 베이지북은 금융 부문에서 지역별로 약간 편차가 있었을 뿐 12개 지역 가운데 한 군데도 빠짐없이 경기가 나아졌다고 전했다. 구체적으로는 보스턴 뉴욕 필라델피아 리치먼드 상황이 개선되고 있으며 클리블랜드 애틀랜타 시카고 세인트루이스 캔자스시티 댈러스 지역은 이전보다 성장세가 두드러졌다고 분석했다. 샌프란시스코는 회복세가 좀 더 강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주택 가격 하락과 주택압류 사태 등으로 인한 부동산 시장의 침체는 전 지역에 걸쳐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진단은 지난해 11월 FRB가 경기부양을 위해 6000억달러 규모의 국채 매입을 통한 2차 양적완화에 나서기로 한 조치가 긍정적인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앞서 FRB는 지난해 10월 초~11월 중순 조사한 베이지북에서도 미국 대부분 지역에서 제조업,지출,고용 등의 경제상황이 개선됐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니얼 퍼거슨 하버드대 역사학과 교수는 이날 덴마크에서 가진 한 강연에서 벤 버냉키 FRB 의장을 격찬했다. 그는 "FRB가 금융위기 직후 쓰레기 같은 채권을 사들여 시중에 대거 유동성을 푸는 기발한 양적완화 정책으로 대공황의 나락에 떨어지지 않도록 막았다"면서 "버냉키는 FRB를 역사상 최대 헤지펀드로 변모시켰다"고 평가했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