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양·안평의 권력 투쟁에 끼어든 비극적 사랑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창작 가무악극 '몽유도원도'
21~30일 한국의집서 공연
21~30일 한국의집서 공연
"조선시대의 비극적인 사랑을 그린 가무악극 '몽유도원도'를 일본의 가부키,중국의 경극처럼 우리나라 대표 공연으로 키우겠습니다. "
이세섭 한국문화재보호재단 이사장은 11일 가무악극 '몽유도원도(夢遊桃源圖)'를 공개하는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한국문화재보호재단이 고대 소설 '운영전'을 바탕으로 창작한 이 작품은 판소리 민요 춤 연희 등 전통예술을 복합적으로 녹여낸 작품이다.
천재 화가 안견의 걸작을 바탕으로 궁중에서 벌어지는 사랑과 배신,형제 간의 갈등과 죽음,지독한 사랑을 그린 것.궁궐과 왕실을 배경으로 전통 의상과 우리 악기의 선율도 조화시켰다.
원작인 '운영전'은 유영이라는 사람이 안평대군의 궁궐인 수성궁에 놀러갔다가 안평대군의 궁녀였던 운영과 그의 애인 김진사를 만나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를 듣고 깨어보니 꿈이었다는 내용을 담은 소설이다. 이 작품은 조선시대 소설 가운데 남녀 간의 애정을 미화한 대표적인 작품으로 권선징악의 행복한 결말에서 벗어나 비극적인 결말로 처리해 눈길을 끈다.
가무악극 '몽유도원도'에서는 세종의 아들 수양과 안평이 왕권을 둘러싸고 혈투를 벌인다. 두 대군이 투쟁을 벌이는 사이 안평이 총애하는 궁녀 운영과 수양이 안평을 음해하기 위해 잠입시킨 무사 곤은 사랑에 빠진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안평은 운영과 곤에게 사약을 내리고 안평은 수양이 일으킨 군사 정변에 결국 숙청당한다.
5억여원의 예산이 투입된 이 작품은 작년 3월 시행한 대본 공모에서 당선된 '사랑,먹물처럼 번지는'(경민선 지음)을 토대로 하고 있다.
이 작품의 총감독을 맡은 유영대씨는 "'몽유도원도'는 극의 시작부터 끝까지 음악이 끊이지 않는 완벽한 음악극"이라며 "극의 마지막 부분에서 산 사람과 죽은 사람이 모두 안평대군의 꿈을 그린 안견의 '몽유도원도'로 들어가는 장면을 연출해 관객에게 여백이 있는 감동적인 볼거리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견의 '몽유도원도'는 1447년 안평대군이 시취에 젖은 어느 날 밤 꿈속에 노닐던 신비로운 도원경의 광경을 그린 것으로,안견의 최고 작품으로 꼽힌다. 공연은 오는 21일부터 30일까지 서울 한국의집에서 열린다. (02)2266-9101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