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미국 주택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 속에서 허덕이고 있지만 수영장과 테니스 코트,골프코스 등이 갖춰진 휴양지 고급 주택 판매는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워싱턴주의 대표적 휴양지 머서 아일랜드의 해안가 주택 판매는 전년보다 3배 가량 증가했다.사우스캐롤라이나주의 힐튼 헤드 아일랜드는 14%,플로리다 팜비치 역시 40%의 연간 증가율을 기록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0일 보도했다.이 지역은 돈 있는 사람들의 ‘별장’이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팜비치의 주택 매매는 2007년 전성기 수준을 거의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이처럼 휴양지 별장 판매가 크게 늘어난 것은 주택시장 침체로 가격이 떨어지면서 저가 매물을 중심으로 거래가 활발해 지고 있는 데다 최근 증시가 오르면서 부자들이 포트폴리오를 늘리는 추세이기 때문으로 WSJ는 분석했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의 로런스 윤 이코노미스트는 “경기 호전과 증시 상승이 휴양지 주택 판매 증가에 크게 기여했다” 며 “부유한 미국인들이 미래의 윤택함에 대해 보다 편안한 감정을 갖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수요 증가에도 불구하고 가격은 아직 이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힐튼 헤드의 중개인인 앤디 트위스데일은 “아직 샴페인을 터뜨릴 때는 아니다” 며 “지난 5년 간 가격이 거의 3분의 1로 떨어졌다”고 말했다.구매자들이 바닥까지 떨어진 저가 매물을 집중 공략하고 있으며 은행에서 돈을 빌리는 것도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이다.

또 별장지 주택시장의 상승세가 지속될지도 의문이다.전반적으로 주택시장 침체가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고,내년 전망도 밝지 않기 때문이다.

NAR는 작년 11월 기존 주택 거래가 연율 기준 468만채로 전월 대비 5.6% 증가에 그쳤다고 밝혔다.이는 당초 예상치 471만채에 못미치는 것이다.전문가들은 내년 주택 가격이 7% 이상 하락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로런스 윤 이코노미스트는 “그동안 쌓인 압류 주택을 매각하는 데만 앞으로 2년이 걸릴 것이며,5년 후에야 주택 가격이 회복되고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다시 반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