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영화계에 손꼽히는 강우석 감독이 배우들을 캐스팅하는 기준에 대해 깜짝 언급했다.

10일 서울 왕십리 CGV에서 진행된 영화 ‘글러브’ 언론 시사 및 기자간담회에서 강 감독은 “이번 영화를 준비하면서 촬영보다 아이들의 캐스팅이 가장 곤혹스러웠다”면서 “ 때문에 스태프들에게 ‘너희들이 알아서 뽑아라. 연기는 내가 뽑아내겠다’ 라고 건방을 떨었다”라고 비화를 공개했다.

강 감독은 “나의 캐스팅 원칙은 신인의 경우, 눈빛을 본다. 그 눈을 보면 앞으로 어떻게 연기할 것인지 대충 읽혀 진다”면서 “투수 역을 맡은 장기범의 경우에도 첫 만남에서 그 눈빛을 읽을 수 있었고 생각보다 훨씬 더 잘 따라왔다”라고 말했다.

특히 강 감독은 “그러나 너무 잘 따라오고 열정이 충만한 나머지 ‘드릴 말씀이 있다’며 역할에 대해 물어보고, 기성 배우도 힘들어 하는 부분인데 당돌한 경우가 많았다”면서 “유선도 ‘원하는 게 뭐냐’며 따지는데 ‘아 이제 내가 떠날 때가 됐구나’ 생각했다”라고 후일담을 전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신인들을 많이 만들어내고 싶다. 연기자가 되고자 하는 아이들의 눈을 보고 칭찬한다”면서 “눈빛이 좋으면 ‘반드시 된다. 힘들어도 참아라. 못생겨도 된다’라고 말해준다. 그것이 나의 캐스팅 비화다”라고 열정이 담긴 눈빛을 강조했다.

영화 ‘글러브’는 국내 최초 청각장애 야구부인 ‘충주 성심학교 야구부’를 모티브로 한 강우석 감독의 새 작품이다.

강 감독은 “흥행이나 그런 부분에 염두를 두고 만든 영화는 아니다. 때문에 마음은 편하다”면서 “모두가 이 영화를 보고 마음이 따뜻해졌으면 좋겠고, 실제 모델인 충주성심학교 야구부원들에게 용기를 줄 수 있으면 좋겠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20일 개봉.

한경닷컴 김명신 기자 s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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