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포스코 등 아프리카 시장 진출 박차
SK, 중국·중남미·중동 등 '3中' 신시장 개척

산업팀 = 대기업들이 새해 들어 아프리카 등 신흥시장 공략의 고삐를 더욱 조이고 있다.

선진국 경제의 부진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신흥국들이 성장동력을 제공할 발판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주요 기업들의 이목이 가장 많이 쏠리는 곳은 미개척 시장으로 불리는 아프리카와 중남미가 꼽힌다.

삼성전자는 재작년 말 중동·아프리카 총괄에서 독립한 아프리카 총괄을 신설하는 등 일찌감치 아프리카의 마케팅·영업 인력 육성과 유통망 확대에 주력해 왔다.

그 결과 지난해 1~3분기 아프리카 평판TV 시장에서 약 37%(금액기준)의 점유율로 1위에 올랐고, 휴대전화 부문에서도 전년 동기 대비 40%(수량기준)가 넘는 성장을 했다.

삼성전자는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올해에는 신규 거래처를 개척하고 현지 실정에 맞는 라인업을 보강해 절대강자의 지위를 확고히 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단행한 정기인사에서 박광기 아프리카 총괄을 전무로 승진시키는 등 아프리카 시장 공략을 한층 강화하기 위한 채비를 마쳤다.

LG전자는 아프리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B2B 사업 확대를 통한 사업구조의 고도화를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시장수요에 적기 대응할 수 있도록 물류체제를 강화하고 유통채널 관리를 효율화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LG전자는 재작년 기준으로 중동·아프리카 지역의 전체 매출액 중 35%를 차지한 아프리카 시장 비중을 50%까지 늘려나갈 계획이다.

현대기아차는 중남미 및 아프리카 시장에서 신차를 잇따라 출시하고 현지 딜러 수를 늘리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으로 판매를 극대화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중남미에서 작년 1~11월 전년 동기 대비 19.3% 많은 22만7천909대, 아프리카에서는 6% 늘어난 14만4천782대를 판매했다.

기아차는 이 기간 중남미에서 76% 늘어난 13만6천907대, 아프리카에선 17% 증가한 8만1천326대를 팔았다.

두 시장에서 폭발적인 성장세를 누리고 있는 것이다.

현대차는 앞으로 건설될 브라질 공장을 중남미 시장 공략의 거점으로 육성하고, 아프리카에서는 이집트를 필두로 신형 아반떼와 엑센트를 잇따라 출시할 계획이다.

짐바브웨 등에는 새롭게 진출한다는 전략도 세웠다.

기아차도 이집트, 남아공 등 주요 아프리카 판매 지역의 딜러 수를 늘리고 올 상반기 중으로 알제리, 이집트에서 모닝 후속 모델을 내놓을 예정이다.

이어 프라이드 후속 모델과 K5 등을 잇따라 출시할 예정이다.

포스코는 올해 글로벌 차원의 'U&I 성장축'에 아프리카(a)를 더해 'UaI'로 확장한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U는 중국을 중심으로 몽골과 라오스·베트남·인도·인도네시아·미얀마·우즈베키스탄을 연결한 모양이고, I는 북미와 멕시코·볼리비아·브라질을 잇는 그림이다.

이 구상에 따라 정준양 회장은 이달 말 아프리카 3~4개국을 차례로 방문해 새로운 자원개발 사업 등을 모색할 예정이다.

포스코는 최근 아프리카 공략을 위해 미래전략그룹 내에 아프리카 전담팀을 발족하고, 지난해 인수한 대우인터내셔널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아프리카를 중심으로 한 신흥시장 개척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작년에 사상 최대의 수주실적을 올린 두산중공업은 세계 최대 화력발전 시장으로 부상한 인도에서 마케팅을 강화하는 한편 브라질, 칠레 등 중남미 발전 시장에 새로 진출할 예정이다.

STX그룹은 해외 자원개발과 인프라 구축 사업을 중심으로 개발형 사업 모델을 추진해 신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STX그룹은 특히 100억 달러에 달하는 가나 주택 20만호 건립사업을 조만간 착공한다.

신흥시장 공략을 위한 건설업계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GS건설은 올해 바이오디젤, 담수화설비, 해상플랜트 등 미래 신성장 사업을 집중적으로 추진하면서 북아프리카와 남미 등 신흥시장 개척에 나설 계획이다.

또 포스코건설은 포스코 플랜텍, 포스코A&C, 대우엔지니어링 등 계열사와 함께 강점을 공유할 수 있는 화공플랜트, 물처리사업 등에 역점을 두고 중남미 지역을 공략할 방침이다.

중남미는 물론이고 아시아 시장에 관심을 기울이는 기업도 많다.

SK그룹은 올해 중국과 중남미, 중동 지역을 아우르는 '3중(中)' 시장 공략에 그룹의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중국은 화학사업 위주로 추진하고, 중남미와 중동 지역에선 플랜트 사업을 중심으로 투자를 강화키로 했다.

신흥시장을 겨냥한 유통업계의 영토확장도 급속도로 진척되고 있다.

롯데그룹은 2018년까지 아시아 톱10 글로벌 그룹으로 도약하는 것을 목표를 현실로 만들고자 아시아 신흥시장 진출에 적극적이다.

롯데쇼핑은 브라질과 러시아, 인도, 중국 등 신흥경제 4국을 뜻하는 '브릭스(BRICs)'라는 용어에서 브라질을 베트남으로, 인도를 인도네시아로 바꿔 '브릭스(VRICs)'를 제시하고 적극적인 출점 전략을 펼치고 있다.

지난 2년간 베트남, 인도, 러시아 현지공장 건설 프로젝트를 마무리한 롯데제과는 올해 적극적인 해외 마케팅을 펼칠 계획이고, 롯데칠성음료도 이미 진출한 중국, 필리핀 외의 지역에서 인수·합병(M&A)을 추진한다.

한진그룹은 우즈베키스탄 나보이를 중앙아시아 물류 허브로 변모시키는 이른바 '나보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나보이 공항 시설을 현대화하고, 글로벌 항공 네트워크를 구축하며, 배후 복합단지를 건설하는 것이 사업의 골자다.

(서울=연합뉴스) cheror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