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유럽 국채매입 확대
◆중국이 유럽 국채 매입한 까닭은
리 부총리는 스페인 방문 때 60억유로어치 국채를 추가 매입하겠다는 의향을 밝혔다. 그리스와 아일랜드 국채를 잇따라 추가 매입한 데 이은 행보다. 유럽으로부터 대중국 무기금수 해제,시장경제 지위 인정 등의 조치를 받아내기 위한 것이라고 로이터통신 등은 분석했다.
유럽 국채 매입 확대는 달러 기축통화 밀어내기의 일환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세계 최대 외환보유국인 중국이 달러 기축통화를 뒷받침해온 달러 자산 일변도의 외환보유액 운용을 다변화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지난해 9월 말 기준으로 2조6000억달러로 세계 1위다.
전 세계 외환거래의 42%는 달러로 이뤄지고 있고 유로화는 20%를 차지한다. 중국은 달러 경쟁 상대로 가장 강력한 유로화를 달러 기축통화에 도전하는 레버리지로 활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번 기축통화 재편 논의는 오는 18~21일 미국을 방문하는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에게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가할 위안화 절상 압박에 대한 선제 대응이라는 분석도 있다. 앞서 사르코지 대통령은 10일 워싱턴에서 오바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는다.
◆달러 밀어내기 시작한 위안화
위안화는 이미 달러를 밀어내고 있다. 2009년 7월 시작한 위안화 무역결제 규모는 갈수록 불어나 지난해 3분기 1265억위안에 달했다. 전 분기 대비 160% 급증한 것이다. 중국은 또 지난해 러시아와 연간 500억달러가 넘는 무역결제 때 달러 대신 위안화와 루블화를 사용하기로 합의했다. HSBC는 향후 5년 안에 위안화 무역결제가 2조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의 양적완화 정책이 이 같은 추세를 가속화하고 있다는 게 HSBC의 분석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이 특별인출권(SDR) 통화바스켓에 위안화 등을 편입하기 위한 논의를 연초부터 시작할 것이라는 전망(니혼게이자이신문)도 나온다. "중국 경제의 영향력 증대에 걸맞게 SDR에 위안화를 편입시켜야 한다"(궈수칭 건설은행장)는 목소리가 IMF를 움직이기 시작한 셈이다.
위안화 기축통화 움직임은 해외에서 유통되는 위안화 자산 증가에서도 나타난다. 도이체방크는 홍콩에서 위안화 예금이 2012년 2조위안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작년 11월 말 현재 2796억위안에서 10배 가까이 늘어나는 것이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
◆ 기축통화
key currency.1950년대 로버트 트리핀 미국 예일대 교수가 처음 쓴 말로 국가 간 교역이나 자본거래뿐 아니라 외환을 쌓고 환율을 정할 때 사용되는 통화를 가리킨다. 미 달러화는 2차 세계대전 직후인 1944년 시작된 브레턴우즈 체제를 계기로 기축통화 역할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