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가 2000포인트를 넘어 매일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올해는 글로벌 경기 회복과 함께 국내 부동자금의 본격적인 증시 유입으로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일찌감치 투자를 시작한 투자자라면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겠지만 이제 본격적으로 투자를 시작하려는 투자자나 막 원금을 회복한 펀드 투자자라면 고민이 많을 것이다. 이러한 고민에 도움이 될 몇 가지 원칙을 제시한다.

첫째,적립식 투자라면 지금도 늦지 않았다. 코스피지수가 처음으로 2000포인트를 돌파했던 2007년 11월부터 매월 일정금액을 적립식 펀드에 투자했다고 가정하면 지금 몇 %의 수익을 기록하고 있을까? 현재 주가 수준은 당시와 비교해 겨우 3.5% 높은 수준이지만 적립식 펀드의 수익률은 35%에 달한다. 적립식펀드의 '매입단가 평준화(cost averaging)'효과 때문이다. 투자 기간이 충분히 길다면 적립식 펀드에서 타이밍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2000이 넘은 지금도 늦지 않았다.

둘째,원금 회복 시 환매는 수익률 0%다. 전략의 측면에서 볼 때 '원금회복' 이후 보유자산을 매각하는 수준의 자산관리로는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원금회복'이라 함은 수익률이 0%라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트레이딩 측면에서 봐도 현재의 지수 수준이라면 보유 자산을 성급하게 매도하기보다는 일단 시장 흐름을 지켜봐야 할 필요가 있다. 추세를 형성하면서 '달리고 있는 말'에 올라 타기는커녕 성급하게 내리는 행동은 결코 현명한 방법이 아니다. 현재 주가수준은 순자산가치 기준으로 평가해 봐도 국내 주식시장은 선진시장 대비 20%,신흥시장 대비 30% 저평가된 1.4배에 불과하다.

셋째,랩어카운트 가입이 어렵다면 대안을 찾아보자.그동안 몇 차례 대세 상승 기에는 항상 주도업종과 핵심종목이 있었다. 즉 종목 차별화장세가 진행되는 것이다. 자문형랩은 지난해 이런 상황을 미리 읽어 높은 수익을 기록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랩이 최소 가입금액 1억원에 달해 일반 투자자들에겐 가입이 쉽지 않다. 최근 자금이 몰리고 있는 압축 포트폴리오펀드는 기존 펀드보다 훨씬 적은 20~25개 종목에 집중 투자해 랩과 비슷한 운용전략을 구사한다. 랩과 일반 액티브펀드의 중간 형태로 볼 수 있는 이 상품이 랩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넷째,국내가 부담스러우면 해외에도 눈을 돌리자.국내 시장은 욱일승천의 기세지만 아직 해외시장에 대한 관심은 부족한 상황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 겪었던 해외투자의 트라우마 때문일 것이다.

올해 펀드시장의 중요한 화두는 이머징마켓과 원자재다. 선진국 경기회복과 함께 풍부해진 유동성은 이머징 증시와 원자재로 대거 유입될 것으로 보인다. 저금리로 인한 투자대안의 부재,달러 약세 지속으로 인한 투자매력 증가,밸류에이션 등이 이를 지지하는 요인이다. 따라서 국내에만 매달리지 말고 해외 시장에도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 글로벌 포트폴리오 구축은 위험 분산 차원에서도 국내에만 투자하는 것보다 훨씬 유리하다.

다섯째,적립식 펀드를 해약한다면 반드시 새로운 적립식 투자를 시작하라.잘 키운 나무를 자르고 나면 옆에 새로운 묘목을 심는다. 펀드 투자도 마찬가지다. 적립식펀드를 해약한다면 반드시 새로운 적립식 투자를 시작해야 한다. '쉬는 것도 투자다'라는 증시 격언이 있긴 하지만 적어도 적립식 투자자에게는 틀린 말이다. 적립식 투자에서 가장 위험한 것은 시장을 떠나 있는 것이다.

김태훈 삼성증권 투자컨설팅팀 연구위원 taehoon007.kim@sams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