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칼텍스가 작년 하반기 제3 고도화설비를 상업 가동한 데 이어 올해 제4 고도화설비 건설을 추진키로 했다.
GS칼텍스는 총 1조1000억원을 투자,오는 3월부터 여수 제2 공장 부지에 하루 5만3000배럴 규모의 감압 가스오일 유동상 촉매 분해시설(VGO FCC) 등 제4 중질유 분해시설을 짓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4일 발표했다.

VGO FCC는 벙커C유 등 중질유를 감압 증류할 때 생산되는 감압가스오일(VGO)을 유동촉매층 반응기 내에서 수소를 사용하지 않고 분해,휘발유와 경유 등 고부가가치 석유 제품인 경질유로 바꿔주는 설비다. 수소를 사용하는 기존 고도화설비에 비해 건설 비용과 생산 원가가 상대적으로 낮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GS칼텍스는 제4 고도화설비에서 나오는 경질유 전량을 수출할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벙커C유와 같은 값싼 중질유를 휘발유,경유,등유 등 경질유 제품으로 만드는 고도화시설은 정유사에 생존의 필수 요소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며 "연간 4000억원의 수익 증가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2004년부터 지금까지 고도화설비에 총 5조여원의 투자를 해왔다. 제4 고도화설비가 완공되면 하루 원유 정제량 중 고도화설비에서 나오는 물량(고도화 비율)이 35.3%로 업계 1위가 된다. 이 설비에서는 연간 25만t의 프로필렌도 추가로 생산돼 회사 입장에선 석유화학 사업을 강화할 수 있다.

허동수 GS칼텍스 회장은 "고도화 설비는 유황을 비롯한 환경에 유해한 성분들이 많은 중질유를 친환경 경질유로 바꿔주는 그린 그로스(green growth) 사업"이라며 "지금은 비록 비용이 많이 들더라도 이를 비용으로 볼 게 아니라 성장 잠재력을 확충하기 위한 미래 투자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