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가 사상최고치를 기록한 영향을 받아 원 · 달러 환율은 3일 비교적 큰 폭으로 하락(원화가치는 상승)했다. 금리는 물가에 대한 부담으로 큰 폭으로 뛰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 · 달러 환율은 지난해 말 종가에 비해 8원30전 내린 1126원50전을 기록했다. 원 · 달러 환율은 지난 12월까지만 해도 외환당국의 규제에다 북한 리스크 등이 겹쳐 1150원 수준에서 등락을 거듭했다.

최근 달러가 약세로 기운 것도 환율 하락의 배경으로 작용했다. 미국경제 회복 기대는 글로벌 경제회복 관측으로 이어지고 금융시장에선 안전자산(달러 등)에 대한 선호도 하락으로 나타났다. 코스피지수가 2070선을 넘어 사상최고를 기록한데다 외국인이 3000억원어치 이상을 순매수한 영향으로 환율 하락폭이 커졌다.

북한이 남북 대결상태의 해소를 내세워 북한 리스크가 완화되고 있다는 점도 환율 하락에 보탬이 됐다. 여기에 지난해 무역수지 흑자액이 417억달러를 웃돌았다는 소식까지 겹쳐 달러 매도 주문이 지속됐다. 정미영 삼성선물 팀장은 "그간 원화가치가 다른 신흥국 통화가치에 비해 덜 오른 측면이 있다"며 "단기적으로 지난해 저점이었던 1110원 수준까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날 3년만기 국고채 금리는 지난해 말보다 0.12%포인트 높은 연 3.50%를 나타냈다. 5년만기 국고채 금리와 10년만기 국고채 금리도 각각 0.07%포인트와 0.05%포인트 뛰어 연 4.15%와 연 4.57%를 기록했다.

서철수 대우증권 채권운용부 차장은 "물가에 대한 부담이 채권시장을 지배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은 2009년 같은 달에 비해 3.5% 올랐다.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오는 13일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상하지는 않겠지만 금리 인상의 필요성을 더욱 강도높게 얘기할 것으로 내다봤다.

여기에 이날 진행된 3년만기 국고채 입찰 규모가 1조5000억원에 이른 점도 분위기를 위축시켰다. 지난달 3년짜리 국고채 입찰 규모는 4000억원에 그쳤었다. 일부 기관투자가들이 소극적으로 입찰에 임한데다 입찰이 끝난 후 물량부담이 만만찮다는 분석이 확산되면서 오름폭이 커졌다. 외국인이 금리선물을 7500계약 가까이 매도한 것도 금리상승을 부추겼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