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만에 돌아온 '이중생 각하'…번뜩이는 사회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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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6일 대학로 예술극장서
고전 '오디이푸스' 20일 선보여
고전 '오디이푸스' 20일 선보여
국내 연극계를 대표하는 거장 두 명의 작품이 나란히 관객을 찾는다. 25주년을 맞은 연희단패거리의 이윤택 대표와 재단법인으로 독립한 국립극단의 첫 예술감독인 손진책 전 극단 미추 대표가 내놓는 작품이다.
연희단패거리를 이끄는 이 대표는 오영진의 '살아있는 이중생 각하'(사진)를 20년 만에 재공연한다. '맹진사댁 경사'로도 잘 알려진 희극작가 오영진은 일본 신극과 서구 연극을 모방하는 단계에 머물러있던 해방 전후 한국 연극을 새로운 단계로 발전시킨 인물.극의 전개나 등장과 퇴장,인물 간의 관계 설정 등에서는 전형적인 서구의 구조를 따르면서도 한국의 전통적 언어미학과 해학적 인물 구성,다양한 손짓과 발짓을 녹여내 우리 근대사를 맛깔스럽게 풍자했다.
'살아있는 이중생 각하'의 주인공 이중생은 일제 시대에 자진해서 자식을 군대에 보낸 친일파로 해방 후 미 군정청 관리들에게 잘 보여 민족재산을 사유화하려는 꼼수를 부리다가 국제원조기관 직원을 사칭한 외국인에게 사기를 당하는 인물이다. 연극은 그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국회 반민특위의 조사까지 받으며 겪는 에피소드를 담았다.
이중생은 악덕 변호사와 짜고 자신이 3년 전에 죽은 것처럼 위장한 후 사위의 이름으로 살아가려 하지만 아들과 사위 등 젊은 세대의 반격을 받게 된다. '제1회 대학로 코미디페스티벌' 참가작이기도 한 이 작품에는 이승헌 배미향 홍선주씨 등이 출연한다. 1월8~16일,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1만~2만원.(02)763-1268
지난해 11월에 임명된 손진책 국립극단 감독은 소포클레스가 쓴 고대 그리스 비극을 극화한 '오이디푸스'를 선보인다. 국립극장 산하 단체에서 작년 7월 독립한 국립극단의 창단 기념 공연이기도 하다.
테베의 왕 라이우스는 왕비 요카스타가 낳은 아들이 자신을 죽이고 왕이 될 것이라는 신탁을 두려워하며 출생 직후 아이를 죽이라고 명령한다. 그러나 시종은 그를 죽이지 않고 이웃 나라의 양치기에게 건네준다. 우여곡절 끝에 성장한 아이 오이디푸스는 코린트 왕의 양자가 돼 결국 테베의 왕좌에 오르고 왕비와 결혼한다. 이후 테베에는 알 수 없는 역병이 퍼지며 출생의 비밀이 하나씩 벗겨진다.
고전신화의 충격적 사건을 동시대의 상상력과 버무린 이 작품은 보통 남자인 오이디푸스에 초점을 맞췄다. 햄릿과 더불어 서구 비극의 대표적 인물인 오이디푸스는 이번 공연에서 영웅성을 벗어던지고 성공과 실패,상승과 추락을 동시에 껴안는 섬세한 인간으로 그려진다. 이상직 정동환 박정자 서이숙 이영란씨 등이 출연하며 한태숙씨가 연출을 맡았다. 1월20일~2월13일,명동예술극장,1만~3만원.(02)3279-2233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
연희단패거리를 이끄는 이 대표는 오영진의 '살아있는 이중생 각하'(사진)를 20년 만에 재공연한다. '맹진사댁 경사'로도 잘 알려진 희극작가 오영진은 일본 신극과 서구 연극을 모방하는 단계에 머물러있던 해방 전후 한국 연극을 새로운 단계로 발전시킨 인물.극의 전개나 등장과 퇴장,인물 간의 관계 설정 등에서는 전형적인 서구의 구조를 따르면서도 한국의 전통적 언어미학과 해학적 인물 구성,다양한 손짓과 발짓을 녹여내 우리 근대사를 맛깔스럽게 풍자했다.
'살아있는 이중생 각하'의 주인공 이중생은 일제 시대에 자진해서 자식을 군대에 보낸 친일파로 해방 후 미 군정청 관리들에게 잘 보여 민족재산을 사유화하려는 꼼수를 부리다가 국제원조기관 직원을 사칭한 외국인에게 사기를 당하는 인물이다. 연극은 그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국회 반민특위의 조사까지 받으며 겪는 에피소드를 담았다.
이중생은 악덕 변호사와 짜고 자신이 3년 전에 죽은 것처럼 위장한 후 사위의 이름으로 살아가려 하지만 아들과 사위 등 젊은 세대의 반격을 받게 된다. '제1회 대학로 코미디페스티벌' 참가작이기도 한 이 작품에는 이승헌 배미향 홍선주씨 등이 출연한다. 1월8~16일,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1만~2만원.(02)763-1268
지난해 11월에 임명된 손진책 국립극단 감독은 소포클레스가 쓴 고대 그리스 비극을 극화한 '오이디푸스'를 선보인다. 국립극장 산하 단체에서 작년 7월 독립한 국립극단의 창단 기념 공연이기도 하다.
테베의 왕 라이우스는 왕비 요카스타가 낳은 아들이 자신을 죽이고 왕이 될 것이라는 신탁을 두려워하며 출생 직후 아이를 죽이라고 명령한다. 그러나 시종은 그를 죽이지 않고 이웃 나라의 양치기에게 건네준다. 우여곡절 끝에 성장한 아이 오이디푸스는 코린트 왕의 양자가 돼 결국 테베의 왕좌에 오르고 왕비와 결혼한다. 이후 테베에는 알 수 없는 역병이 퍼지며 출생의 비밀이 하나씩 벗겨진다.
고전신화의 충격적 사건을 동시대의 상상력과 버무린 이 작품은 보통 남자인 오이디푸스에 초점을 맞췄다. 햄릿과 더불어 서구 비극의 대표적 인물인 오이디푸스는 이번 공연에서 영웅성을 벗어던지고 성공과 실패,상승과 추락을 동시에 껴안는 섬세한 인간으로 그려진다. 이상직 정동환 박정자 서이숙 이영란씨 등이 출연하며 한태숙씨가 연출을 맡았다. 1월20일~2월13일,명동예술극장,1만~3만원.(02)3279-2233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