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魔의 1월' … 800억유로 국채 발행 한꺼번에 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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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조달 비용 증가, 재정위기 악순환 우려
이탈리아 국채금리 급등, 포르투갈 구제금융 가시권
이탈리아 국채금리 급등, 포르투갈 구제금융 가시권
"신년 1월은 유로존(유로화 사용 16개국) 국채에 '긴장의 시기(crunch time)'가 될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
유로존 국채를 둘러싼 우려가 연말 연초 글로벌 금융가를 뒤덮고 있다. 포르투갈과 스페인에 이어 이탈리아 국채 금리도 역대 최고 수준으로 치솟으며 'PIGS(포르투갈 아일랜드 ·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 국가들이 조달비용 상승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내년 1월 유로존이 대규모 국채 발행에 나설 예정이어서 판매가 원활하지 못할 경우 '유로존 국채 대란'이 일어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1월 800억유로 국채 소화할까
파이낸셜타임스(FT)는 30일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 자료를 인용,"내년 유로존 국채 발행 규모는 총 8140억유로며 1월 중에 800억유로어치를 발행할 것"이라며 "1월이 잔혹한 시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1월 중 유럽연합(EU)과 유로존재정안정기금 등이 아일랜드 구제금융을 위해 130억유로어치 국채를 발행하는 것을 포함해 유로존 전체가 금융위기 이전보다 두 배가량 많은 국채를 발행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미 글로벌 투자자들이 유로존 변방국 국채 매입을 꺼리는 상황에서 국채 발행이 잇따를 경우 금리만 높이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특히 내년 중순까지 200억유로를 마련해야 하는 포르투갈이 가장 다급해졌다. 포르투갈은 연초 국채 발행에 실패하면 그리스와 아일랜드가 갔던 길을 따라갈 가능성이 높다. 이미 10년물 국채가 7% 이상의 고금리로만 거래되는 상황에서 금리가 더 뛸 경우 외부의 구제금융에 손을 벌릴 수밖에 없다.
이처럼 1월 유로존 국채 대란 가능성이 커지면서 'PIGS' 국가들 중 국채 발행 물량을 스스로 줄이는 사례도 나온다. AFP통신은 "스페인이 내년도에 발행할 국채 규모를 4분의 1이나 축소했다"고 보도했다. 스페인 재무부는 성명을 통해 "긴축정책에 따라 필요 자금 규모도 줄어들어 내년에 발행할 중기 및 장기 국채 규모를 올해 621억유로에서 472억유로로 축소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포르투갈 역시 국채 금리 상승 부담으로 내년도 국채 발행 물량을 당초 200억~220억유로 규모에서 180억~200억유로로 줄이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위험지대 접근하는 이탈리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이탈리아 국채 금리가 급등해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하면서 유럽 최대 부채국이 유로존 고위험 집단에 급속도로 합류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29일 10년물 이탈리아 국채 금리는 전일 대비 0.1%포인트 오른 4.86%를 기록했다. 이탈리아가 크리스마스 이후 발행한 85억유로 규모 6개월물 국채 금리도 한 달 전(1.48%)보다 크게 오른 1.7%였다.
이처럼 이탈리아 국채 금리가 급등하면서 스페인 이탈리아 등 유로존 '공룡'들이 쓰러질 경우 실질적인 구제대책이 없을 것이란 우려가 커진다. 유럽 금융계는 내년도 이탈리아 국가 부채 규모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120% 수준인 1조9000억유로에 이를 것으로 추산한다. 이탈리아 재정적자 비율은 GDP 대비 5.3%로 다른 'PIGS'국가에 비해선 낮은 편이지만 부채 규모 면에선 유로존 최대다.
한편 내년도 국채 예정 물량에서도 이탈리아가 2100억유로로 프랑스(1940억유로)와 독일(1850억유로)을 제치고 규모가 가장 크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
유로존 국채를 둘러싼 우려가 연말 연초 글로벌 금융가를 뒤덮고 있다. 포르투갈과 스페인에 이어 이탈리아 국채 금리도 역대 최고 수준으로 치솟으며 'PIGS(포르투갈 아일랜드 ·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 국가들이 조달비용 상승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내년 1월 유로존이 대규모 국채 발행에 나설 예정이어서 판매가 원활하지 못할 경우 '유로존 국채 대란'이 일어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1월 800억유로 국채 소화할까
파이낸셜타임스(FT)는 30일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 자료를 인용,"내년 유로존 국채 발행 규모는 총 8140억유로며 1월 중에 800억유로어치를 발행할 것"이라며 "1월이 잔혹한 시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1월 중 유럽연합(EU)과 유로존재정안정기금 등이 아일랜드 구제금융을 위해 130억유로어치 국채를 발행하는 것을 포함해 유로존 전체가 금융위기 이전보다 두 배가량 많은 국채를 발행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미 글로벌 투자자들이 유로존 변방국 국채 매입을 꺼리는 상황에서 국채 발행이 잇따를 경우 금리만 높이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특히 내년 중순까지 200억유로를 마련해야 하는 포르투갈이 가장 다급해졌다. 포르투갈은 연초 국채 발행에 실패하면 그리스와 아일랜드가 갔던 길을 따라갈 가능성이 높다. 이미 10년물 국채가 7% 이상의 고금리로만 거래되는 상황에서 금리가 더 뛸 경우 외부의 구제금융에 손을 벌릴 수밖에 없다.
이처럼 1월 유로존 국채 대란 가능성이 커지면서 'PIGS' 국가들 중 국채 발행 물량을 스스로 줄이는 사례도 나온다. AFP통신은 "스페인이 내년도에 발행할 국채 규모를 4분의 1이나 축소했다"고 보도했다. 스페인 재무부는 성명을 통해 "긴축정책에 따라 필요 자금 규모도 줄어들어 내년에 발행할 중기 및 장기 국채 규모를 올해 621억유로에서 472억유로로 축소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포르투갈 역시 국채 금리 상승 부담으로 내년도 국채 발행 물량을 당초 200억~220억유로 규모에서 180억~200억유로로 줄이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위험지대 접근하는 이탈리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이탈리아 국채 금리가 급등해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하면서 유럽 최대 부채국이 유로존 고위험 집단에 급속도로 합류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29일 10년물 이탈리아 국채 금리는 전일 대비 0.1%포인트 오른 4.86%를 기록했다. 이탈리아가 크리스마스 이후 발행한 85억유로 규모 6개월물 국채 금리도 한 달 전(1.48%)보다 크게 오른 1.7%였다.
이처럼 이탈리아 국채 금리가 급등하면서 스페인 이탈리아 등 유로존 '공룡'들이 쓰러질 경우 실질적인 구제대책이 없을 것이란 우려가 커진다. 유럽 금융계는 내년도 이탈리아 국가 부채 규모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120% 수준인 1조9000억유로에 이를 것으로 추산한다. 이탈리아 재정적자 비율은 GDP 대비 5.3%로 다른 'PIGS'국가에 비해선 낮은 편이지만 부채 규모 면에선 유로존 최대다.
한편 내년도 국채 예정 물량에서도 이탈리아가 2100억유로로 프랑스(1940억유로)와 독일(1850억유로)을 제치고 규모가 가장 크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