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광구 기숙사 곡물 한우 등 이색적인 자산에 투자하는 사모펀드들의 올해 성적이 신통치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로 고액자산가들을 대상으로 모집하는 펀드이지만 일부 펀드는 40% 이상 손실을 내기도 해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평균 수익률 1%에 그쳐

29일 KBP펀드평가에 따르면 특별자산에 투자하는 사모펀드 236개의 올해 평균 수익률은 1.04%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투자대상과 목적이 펀드마다 제각각이어서 일률적으로 평가할 수 없지만,올해 국내 주식형펀드가 18.21%,채권형펀드가 6.92%의 수익을 낸데 비해 미진한 수준이다.

김대열 하나대투증권 펀드리서치팀장은 "특별자산 펀드는 대개 위험분산 차원에서 주식 채권 이외의 자산에 투자해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것이 목적"이라며 "다양한 투자기회를 제공한다는 차원에서 유익하지만 주식 채권보다는 변동성이 큰 상품이 많아 투자에 유념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개별펀드 중에선 파생형 상품에 투자하는 에너지펀드의 손실폭이 특히 컸다. '흥국글로벌알파특별자산사모2'가 -47.20% 수익률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한국투자사모에너지목표전환형특별자산1'(-43.36%),'유리글로벌천연가스사모특별자산5'(-42.18%) 등도 40%대 손실을 봤다. 흥국투신운용 관계자는 "천연가스 가격을 추종하는 미국천연가스펀드(UNG)가 기초자산인데 올해 천연가스 현물가격이 작년 말 5.80달러에서 최저 3.90달러까지 떨어져 부진했다"며 "겨울철이 오면서 천연가스 가격도 상승세를 보여 수익률이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원유광구 · 곡물 투자 펀드는 호조

반면 로열티트러스트(RT)에 투자하는 '한국투자사모오일에너지특별자산1' 펀드가 39.40%의 수익을 올려 가장 성적이 좋았다. RT는 원유 · 가스광구 개발에 투자해 나오는 수익을 배분하는 상품으로,미국 뉴욕증시에 상장돼 주식처럼 거래된다. 이 펀드를 운용하는 김판수 한국투신운용 실물자산운용본부 대리는 "고수익을 노리는 다른 파생형 에너지펀드와는 달리 우량한 원유 · 가스광구에서 나오는 수익을 배당받는 구조여서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곡물값 강세로 곡물펀드들도 대체로 성과가 좋았다. 곡물선물 및 곡물상장지수펀드(ETF)에 주로 투자하는 'KTB코어사모특별자산8'펀드는 20.18%의 수익을 냈으며 'LS밀사모특별자산1'(14.15%)도 상위권에 올랐다. 지식재산권에 투자하는 '하이베리타스JW사모특별자산'(15.59%),고급타운하우스에 명품브랜드 사용권을 판매해 수익을 얻는 'GB명품홈인테리어사모특별자산1'(15.49%) 등도 양호한 성과를 냈다.

서강대 기숙사 운용수익을 배당받는 '산은서강사랑사모특별자산1'이7.24%,농가에 분양한 암송아지가 송아지를 낳으면 이를 팔아서 수익을 내는 'GB사모한우예찬특별자산'은 4.15%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박민제 기자 pmj5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