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이번에는 시카고시장 선거에 나선 람 이매뉴얼 전 백악관 비서실장의 구원투수로 등장한다.

이매뉴얼 전 실장의 선거캠프 측은 클린턴 전 대통령이 다음 달 이매뉴얼을 시카고시장 후보로 지지하고 함께 선거운동을 펼칠 계획이라고 밝혔다고 CNN방송이 26일 전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백악관 비서실장을 지낸 이매뉴얼은 클린턴 행정부 시절 백악관에서 정책보좌관으로 일한 바 있다.

시카고 시장 선거에는 이매뉴얼을 비롯해 현재 14명의 후보들이 출마해 치열한 싸움을 벌이고 있다.

클린턴은 지난 11월 실시된 중간선거 유세 때 곤경에 처했던 민주당 후보들로부터 곳곳에서 유세지원 요청을 받는 등 요즘 정치적으로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당시 미 언론은 공화당 후보에 맞서 고전중이던 민주당 후보들이 현직인 오바마 대통령보다도 클린턴의 유세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실제 미국의 조사전문 기관인 갤럽이 지난달 미국민을 상대로 실시한 조사결과 클린턴은 존 F. 케네디, 로널드 레이건에 이어 최근 50년간 미국을 통치한 대통령 가운데 세 번째 높은 인기를 가진 전직 대통령으로 조사됐다.

이 때문에 클린턴은 소방수 역할이 필요할 때마다 장르와 장소를 불문하고 자주 등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10일에는 예고 없이 백악관 브리핑 룸에 등장해 오바마와 공화당 지도부가 타협한 감세연장안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며 오바마의 구원투수 역할을 톡톡히 했다.

당시는 감세타협안에 대한 민주당 내의 반발로 오바마 대통령이 정치적으로 수세에 놓였던 상태였다.

비록 실패하기는 했지만 클린턴은 미국의 2022년 월드컵 유치 명예위원장으로 유치전을 활발히 지원하기도 했고, 아이티지진 이후 유엔의 아이티 특사를 맡아 복구 지원 활동도 벌이는 등 현직 때 못지 않은 바쁜 생활을 하고 있다.

(워싱턴연합뉴스) 황재훈 특파원 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