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폭설과 한파로 유럽지역 주요 공항의 항공기 운항이 차질을 빚으면서 20일에도 관광객들이 공항에서 밤을 지새우는 등 극심한 혼잡이 이어졌다.영국 정부는 급기야 히드로공항의 야간 운항까지 허락했다.

영국 교통당국은 런던 히드로공항이 폭설로 운영이 사흘째 멈춰서자 적체된 승객들을 실어나를 수 있도록 야간 운항 제한조치를 임시 해제했다고 BBC방송이 21일 보도했다.
 필립 하몬드 교통부 장관은 “대기 중인 항공기 운항을 정상화하기 위해 히드로공항공단 측과 협의해 야간 운항 시간을 앞으로 나흘간 오전 1시까지로 연장한다”고 밝혔다.이에 따라 히드로공항의 착륙 금지로 유럽의 다른 공항으로 향했던 항공기들이 순차적으로 밤 시간을 이용해 도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히드로공항은 이날 활주로 2개 중 1개의 눈을 치운 뒤 가동을 재개했으나 밀려드는 승객들을 소화하지 못하는 상황이다.이 공항에서는 지난 주말부터 여행객 수백명이 항공편 재개를 기다리며 공항 로비에서 밤을 지새고 있다.일요일인 19일엔 운항기 1300여편 가운데 20편만 이착륙했으며 단거리 노선은 대부분 취소되고 장거리 노선만 일부 운항을 시작했다.

히드로공항공단은 “당분간 폭설과 한파가 이어질 것으로 보여 공항 운영이 완전히 정상화되기까지는 며칠 더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눈보라에 발이 묶인 승객들은 이날 공항공단 측에 불평을 쏟아냈고 영국 교통부는 폭설에 대한 공단의 대처가 적절했는지 조사에 착수했다.

런던 제2 공항인 개트윅공항은 상황이 호전돼 이날 600여편의 항공기가 이착륙했다.주말엔 모든 항공편을 취소했던 영국 브리티시항공은 승객들에게 사과문을 발표했다.영국 교통 당국은 여행객들에게 미리 전화 등으로 상황을 알아본 다음 공항으로 나오라고 당부했다.

프랑스 파리의 샤를드골공항과 오를리공항의 항공기 운항은 이날 눈발이 날리는 가운데 30% 가량이 취소되고 지연됐다.파리 인근 지역에서는 대형 트럭의 운행이 금지됐으며 버스 운행도 제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공항의 경우 전날 1300여편 가운데 절반 가량이 취소된 데 이어 이날도 300여편의 항공기 운항이 취소됐다.벨기에 브뤼셀 공항에서는 항공기에 얼어붙은 얼음을 녹이는 액체가 바닥나 항공기들이 목적지로 출발하지 못한 채 대기하고 있다.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스히폴 공항에서도 운항 취소와 지연이 잇따랐다.

항공편을 타지 못한 사람들이 기차 등으로 몰리면서 유럽 곳곳은 아수라장으로 변했다고 BBC는 전했다.런던을 출발해 유럽 대륙으로 향하는 고속열차인 유로스타는 승객들이 몰려들어 지연되고 있으며 운행 시간도 평소보다 2시간 가량 길어졌다.유로스타 측은 금주 비상 운행계획을 세워 열차를 운행하겠다고 밝혔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