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쿠르트는 국내 발효유 시장의 43%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발효유 1위 업체다. 회사명 자체의 브랜드 인지도뿐만 아니라 주요 제품의 개별 브랜드 파워도 강한 편이다. 35년 전통의 연구 · 개발(R&D) 능력도 유업계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다. 이자를 내야 하는 금융권 부채는 전무하다. 신사업 추진이나 다른 기업의 인수 · 합병(M&A)을 언제든지 추진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는 게 강점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주력 사업인 발효유 시장이 성숙단계에 진입한 점은 부담이다. 강력한 무기였던 방문판매 조직은 한편으로는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꼽히고 있다. 고기능성 발효유의 개발과 '브이푸드'로 명명된 건강기능식품의 성공 여부가 지속적인 성장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브랜드 · 자금 · 기술력 3박자 갖춰

한국야쿠르트가 갖고 있는 핵심 역량 중의 하나는 브랜드 파워다. 회사가 최근 자체적으로 실시한 소비자 설문조사에 따르면 '한국야쿠르트'라는 상호가 주는 이미지는 '건강' '위 · 간 보호' '소화촉진' 등이었다. 웰빙과 관련된 제품이나 사업을 추진할 경우 소비자에 대한 호소력 부문에서 그만큼 유리하다는 의미라고 회사 측은 해석했다. 회사 관계자는 "하루에 60만병씩 팔리는 주력 제품인 '윌'과 30만병이 판매되고 있는 쿠퍼스에 대한 인지도도 매우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각종 학술지 등에 147편의 논문을 발표한 이 회사 중앙연구소의 연구개발 능력도 강점이다. 특허균주 24개를 포함,자체 개발한 유산균 수만 202개에 이른다. 이미 1996년에 정부로부터 국가공인 시험검사기관으로 지정받았다.

국내 첫 발효유 종균인 비피더스 유산균,윌을 히트상품으로 만드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위암 억제 생약추출기술 등이 이 연구소에서 개발됐다.

언제든지 신사업을 추진할 수 있을 정도의 탄탄한 자금력도 이 회사의 강점이다. 작년 말 현재 현금 및 현금성자산 1500억원,단기금융상품 860억원,매도가능증권 710억원 등만 더해도 동원 가능한 현금 규모가 3000억원을 넘는다. 올해 수익분까지 합치면 확보되는 현금 규모는 3500억원 수준으로 올라가고 최근 롯데삼강으로 매각이 결정된 파스퇴르유업 판매금액(600억원)까지 들어오면 동원가능한 현금은 4000억원 선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 포화 · 유통망 다양화는 과제

발효유 시장이 포화단계에 접어든 것은 마이너스 요인이다. 회사 관계자는 "발효유 시장이 최근 3년 이상 1조5000억원 수준에서 정체돼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전했다. 국내 전체 인구증가율이 주춤해지면서 일반 우유 및 분유 등의 시장이 정체상태를 맞고 있다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야쿠르트 아줌마' 중심의 판매방식에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천성현 AT커니 파트너는 "1만3000여명에 달하는 주부 방문판매 조직은 지금까지 이 회사의 성장을 이끌어온 핵심 영업망이었지만 대형마트 등 다른 유통망을 개척하는 부문과 상충되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프리미엄 제품과 일반 상품을 나눠 유통망을 달리하는 등의 개선 방안을 찾을 필요가 있다고 그는 강조했다.

한국야쿠르트가 올해부터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건강기능식품 사업의 안착 여부도 회사의 성장을 좌우할 핵심 포인트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