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사회 진출이 활발하지만 아직도 대기업 10곳 중 2곳은 남성과 여성 인력의 조건이 동일해도 여성보다는 남성을 채용하겠다는 의향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 사회가 아직 일과 가정의 양립이 어려운 만큼 가정에 신경을 많이 써야하는 여성보다는 남성을 선호한다는 의미다.

이는 한국경제신문과 여성가족부가 한국노동연구원(금재호 선임연구위원)에 의뢰해 조사한 '대기업의 여성인력 활용 실태보고서'에서 나타난 결과다. 노동연구원은 국내 대기업(500인 이상 고용) 300곳의 인사담당자를 대상으로 직접 설문조사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 기업의 21.7%가 '다른 조건이 동일해도 여성보다 남성을 채용하겠다'고 답했다. '여성을 우선 채용하겠다'는 응답은 3.0%에 불과했다.

항목별 조사에서 여성 인력은 일과 가정의 양립이 어려운 탓에 남성보다 리더십과 충성도가 부족하고 팀워크,책임감,환경변화에 대한 적응력도 남성에 비해 미흡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여성 인력은 리더십이 남성보다 부족하다'는 응답이 43.8%인 반면 '우수하다'는 응답은 3.1%에 불과했다. '차이없다'는 53.2%였다. 충성도 부문에서도 37.3%가 '부족하다'고 답했고 '우수하다'는 의견은 7.1%에 그쳤다. 팀워크(29.1%)와 책임감(26.1%),적응력(24.1%)도 남성에 비해 뒤떨어진다는 의견이 '우수하다'는 응답보다 많았다.

금재호 위원은 "대기업 21%가 여성 인력 채용을 기피한다는 조사는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