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증권이 하이닉스로부터 991억여원을 돌려받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2부(부장판사 박경호)는 17일 현대증권이 하이닉스를 상대로 낸 991억여원의 구상금 청구소송에서 현대증권의 손을 들어줬다. 이어 같은 재판부는 하이닉스반도체가 현대증권을 상대로 "현대증권의 요청에 따라 주식매각 과정에 참여했다 손실을 봤다"며 낸 2118억여원의 약정금 및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현대증권과 현대전자(현 하이닉스)의 국민투신 인수는 현대그룹 차원의 결정"이라며 "이 사건의 원인이 된 캐나다임페리얼상업은행(CIBC)과의 주식거래는 실질적으로 하이닉스가 외자를 빌려쓴 것"으로 판단했다.

1997년 현대그룹이 국민투신을 인수하는 과정에 참여한 하이닉스는 국민투신 주식 52%를 보유하게 됐다. 이후 하이닉스는 CIBC에 주식을 매각하며 '현대중공업의 손해를 책임지겠다'는 각서를 쓰고 현대중공업을 거래에 끌어들였다. 이후 현대중공업은 주가가 하락하면서 CIBC가 풋옵션을 행사하는 바람에 큰 손해를 떠안았다.

그러자 현대중공업은 하이닉스와 현대증권을 상대로 소송을 냈고 10년 가까운 법정싸움 끝에 2000억원이 넘는 손해액을 돌려받았다. 이어 하이닉스와 현대증권은 이 돈을 누가 부담하느냐를 두고 다툼을 벌이다 이번 판결에 이르렀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