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부스 콰르텟은 국내 클래식계에서 보기 드문 연주 단체다. 20대 초반의 신예 연주자로 이뤄진 실내악 앙상블로,한국인으로는 최초로 2008년 오사카 국제 실내악 콩쿠르,지난해 리옹 국제 실내악 콩쿠르에서 입상해 실력을 인정받았다. 게다가 내년에는 멤버 전원이 독일의 같은 대학 실내악 연주자 과정에 진학할 예정.솔로 연주자에 비해 주목할 만한 실내악 연주 단체가 적은 국내 클래식계에 청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실내악을 더 알려야겠다는 의무감을 느껴요. 국내에서는 공연이 흔하지 않지만 실내악에서는 클래식의 내밀한 맛을 느낄 수 있어요. 국내 클래식 시장에 실내악을 뿌리내리는 것이 목표입니다. "

오는 20일 서울 세종체임버홀에서 '슈만 프로젝트'공연을 갖는 노부스 콰르텟의 리더 바이올리니스트 김재영씨(25)는 이렇게 말했다. 노부스 콰르텟은 바이올리니스트 김영욱씨(21),첼리스트 문웅휘씨(23) 등 한국예술종합학교 출신 연주자들이 2007년 결성했다. 베를린 한스아이슬러 음대에 재학 중인 비올리스트 이승원씨(20)는 지난해 합류했다. 이들은 폴란드 미샬 스피작 국제 콩쿠르,동아 음악 콩쿠르 등 국내외 유수 콩쿠르의 솔로 부문 수상자이기도 하다.

멤버 모두 다른 실내악 앙상블에 참여한 경험이 있지만 오래 하지는 못했다. 자기 색깔이 강한 연주자들이라 틀어지는 경우가 많다는 것.김재영씨는 "그래서 팀을 꾸릴 때 실력만큼 말이 통하는지 등 사람 됨됨이를 봤다"며 "여태까지 한번도 다툰 적이 없고 가끔 서로 마음에 들지 않아도 연주 만족감을 높여 불만을 없앴다"고 설명했다.

문웅희씨는 "실내악의 묘미는 외롭지 않게 같이 달려주는 사람이 옆에 있다는 것"이라며 "함께 만들어내는 음악에서 성취감을 더욱 느낀다"고 했다.

이들은 이번 연주회에서 슈만의 '어린이의 전경' 중 '트로메라이''현악4중주 3번',피아니스트 김태형씨와 '피아노 5중주' 등을 연주한다. 이승원씨는 "'현악4중주 3번'은 베토벤 후기 작품의 영향을 받은 곡으로 박자의 변화를 뚜렷이 느낄 수 있고 3악장의 멜로디가 특히 감동적"이라고 설명했다.

노부스 콰르텟은 한국의 대표적인 실내악 앙상블을 꿈꾼다. 화려한 솔리스트만 선호하는 국내 클래식계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겠다는 각오다.

김영욱씨는 "솔리스트를 이상적인 연주자상으로 꿈꾸며 음악을 시작했지만 실내악의 중요성과 그 맛을 알면서 연주자의 길을 어떻게 걸어야 할지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재영씨는 "우리는 연주와 공부 비중이 솔로 반,실내악 반"이라며 "노부스 콰르텟은 앞으로 절대 깨지지 않을 것이고 국내 실내악 저변을 넓히며 세계로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02)6372-3242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