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개발 현장을 가다] 유니크, 8단 변속기 핵심부품…일본 이어 세계 두 번째 양산
"우리회사가 만든 변속기용 솔레노이드밸브에 한 치의 오차만 생겨도 자동차는 섭니다. 동력전달을 제대로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

경남 김해 진영농공단지에 있는 유니크(대표 안정구 · 49)는 1971년 창업 이래 내장용시계,시가라이터,연료제어밸브 등 자동차 부품을 생산해왔다. 자동차용 시계는 에쿠스 등 현대 · 기아자동차의 대부분 차종에 부착되며,지난 10월엔 미국 크라이슬러에 45만개 450만달러어치를 첫 수출하기도 했다. 시가라이터는 국내 자동차시장의 90%를 점유할 정도다.

이처럼 자동차의 일반부품 생산에 주력해오던 이 회사가 자동차 트랜스미션(변속기)의 핵심부품인 자동변속기용 솔레노이드밸브 개발에 나선 건 1990년 들어서다. 솔레노이드 밸브는 자동변속기 차량의 각종 센서로부터 전송된 정보를 전달받아 자동변속기 내부의 유압을 효과적으로 제어해 브레이크와 클러치를 작동시키는 핵심부품이다. 이 회사는 시행착오를 거쳐 1992년 국내 최초로 4단 자동변속기용 솔레노이드밸브를 개발했다. 이어 2004년에는 5단 자동변속기용 솔레노이드밸브를,2008년에는 6단 자동변속기용 솔레노이드밸브를 시장에 내놓았다.

유니크는 경기침체로 경영사정이 나빠졌을 때도 중단하지 않고 매년 매출액의 약 4%를 연구 · 개발(R&D)에 투입했다. 또 1987년 기술연구소를 설립하고 평균 근속 연수 10년차 이상 45명의 연구인력이 개발에 매달렸다. 공정별 자동화설비를 도입해 1000분의 1㎜까지 오차를 확인하며 양질의 제품을 만들었다.

특히 이 회사는 지난달부터 세계 두 번째로 8단 자동변속기용 솔레노이드밸브 양산에 들어갔다. 이 제품은 내년 초 출고되는 현대 · 기아차의 고급 차종에 탑재된다. 안 대표는 "8단 자동변속기용 솔레노이드밸브는 3400㏄급 이상에서 꼭 필요한 핵심부품으로 그동안 일본 덴소에서 독점 생산해왔다"며 "이젠 세계 최고의 제품을 만드는 글로벌 플레이어가 됐다"고 강조했다. 이 제품은 2007년 정부로부터 우수제조기술연구센터(ATC)로 지정돼 3년간 22억8200만원을 지원받음으로써 개발할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특허등록 국내 4건과 해외 1건, 특허출원 5건 등의 실적을 냈다.

안 대표는 "올해는 지난해 매출액 957억원보다 60% 정도 늘어난 153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김해=이계주 기자 lee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