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KLPGA투어에 선보이는 선수는 지난해 국가대표를 지낸 장하나(18 · 삼화저축은행) 정연주(18 · CJ오쇼핑) 김세영(17 · 미래에셋) 양제윤(18 · LIG)과 올해 국가대표에 뽑힌 배희경(18) 등이다. 이들은 최근 끝난 '2011 KLPGA투어 시드전'에서 상위 성적으로 투어카드를 확보했다. 올 시즌 KLPGA투어에서는 2006~2008년 국가대표 유소연(20 · 하이마트) 양수진(19 · 넵스) 이정민(18 · 삼화저축은행) 장수화(21 · 토마토저축은행) 등이 우승컵을 거머쥐며 위력을 보여줬다.
국가대표 출신 새내기들은 패기와 함께 비장의 무기도 갖고 있다. '겁없는 신인' 장하나와 올 시즌 LIG클래식에서 아마추어 신분으로 우승한 배희경은 장타를 무기로 공격적인 플레이를 펼친다. 두 선수는 몰아치기에 능한 게 장점이지만 기복도 있다는 평이다. 올 시즌 드림(2부)투어 11차전 우승자 정연주와 지난해 호심배 아마추어골프대회를 제패한 양제윤은 안정된 플레이를 펼치면서도 기회가 오면 놓치지 않는다. 지난해 전국체전 2관왕 김세영은 쇼트게임에 강하다.
국가대표 출신들이 내년 KLPGA투어에서 '돌풍의 핵'으로 꼽히는 것은 초등학교 때 골프를 시작해 상비군 · 국가대표를 거치면서 기본기를 단단하게 다져놓았기 때문이다. 치열한 경쟁을 통해 실력과 정신력을 키운 것도 이들의 저력이다. 중고연맹대회와 해외대회 경험이 많아 프로 무대에서도 경쟁력이 있다는 얘기다. 게다가 프로 첫해는 우승과 신인상만을 목표로 골프에 매진하기 때문에 주변 상황에 크게 흔들리지 않는다.
한연희 국가대표 감독은 "많은 국제대회와 국내 오픈대회에서 실전 경험으로 다져진 게 이들의 강점"이라면서 "'엘리트 코스'를 밟으며 실력을 쌓아 프로 무대에서도 바로 통한다"고 설명했다.
국내 무대에 절대 강자가 없는 점도 내년 국가대표 출신들이 주목받는 이유다. 서희경(24 · 하이트)과 이보미(22 · 하이마트)가 내년 각각 미국과 일본 무대에 진출함에 따라 국내 투어는 우승자가 여럿 나오는 춘추전국시대가 될 가능성이 있다.
최봉암 대구대 골프산업학과 교수는 "예전에는 신인이 선배들과 나이 차이도 많이 났던 데다 실력 차가 커 프로 무대에 적응하는 시간이 길었다"며 "최근에는 국내 무대에 절대 강자가 없고 10대 국가대표들은 자신감과 파워를 겸비해 이변의 주인공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