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지도 못한 호재로 상승하는 종목이 잇따라 등장해 화제다. 해당 종목과 무관해 보이던 뉴스가 시간이 지나면서 실적에도 영향을 미치며 호재가 뚜렷해진 경우다. 연관이 적어보이는 재료에 주가가 크게 반응하는 '나비효과'를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중국의 전력제한 조치에 주가가 상승 중인 에쓰오일이 대표적인 사례다. 지난 8월 중국 정부가 정한 에너지 소비량 감축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지방정부들이 전력을 제한하기 시작했을 때만 해도 정유주에 호재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기는 힘들었다.

하지만 에쓰오일 주가는 10월부터 중국 전역에 발생한 '경유대란' 소식에 힘을 받기 시작했다. 제조업체들이 부족한 전력을 조달하기 위해 자체 발전기를 돌리면서 큰 폭의 실적 개선이 기대됐기 때문이다. 이후 에쓰오일은 급등해 13일 1년 신고가에 올랐다. 전력제한 조치가 전해진 8월 말보다 51.55% 급등한 것이다.

대폭적인 수정에 '누더기'라는 비판까지 받은 내년 세제개편안의 국회 기획재정위 통과에 쾌재를 부른 종목도 있다. 미술품 경매업체인 서울옥션이다. 내년 1월부터 6000만원 이상의 작품에 대해 매매차익의 20% 수준으로 부과할 예정이던 미술품 양도차익 과세가 2년 유예됐기 때문이다. 2008년 7월 코스닥 상장 당시 공모가가 1만1000원이던 서울옥션은 지난달 30일 4000원에 머무는 등 약세를 보였다. 하지만 지난 6일 기획재정부의 세제개편안이 크게 변경되자 이후 5일간 35.50% 급등했다.

한 · 미 자유무역협정(FTA) 타결 소식이 전해진 다음 날인 6일 도이치모터스가 11.03% 급등한 것도 예상치 못한 결과다. 도이치모터스는 독일 BMW의 공식딜러로 한 · 미 FTA와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기 때문이다. 회사 측은 "한 · 미 FTA에 상응하는 조건으로 한 · EU FTA도 수정돼 유럽 자동차가 수혜를 받을 것으로 투자자들이 판단한 듯하다"고 말했다.

김봉기 이트레이드증권 니치마켓팀장은 "직접 관련이 없어 보이는 변수에 주가와 기업실적이 영향을 받는 경우가 많다"며 "뉴스의 파장을 다각도로 생각해 보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고 조언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