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한류(韓流)의 시작이 '겨울연가'였다면 뮤지컬 한류의 첫 문은 '천국의 눈물'이 열 수 있을까.

조성모 이효리 등의 히트 음반과 영화 · 드라마를 제작해 온 김광수 코어콘텐츠미디어 대표와 국내 뮤지컬 프로듀서의 선두주자 설도윤 설앤컴퍼니 대표가 해외 시장을 겨냥한 창작뮤지컬 '천국의 눈물'을 공동제작한다. 서울 논현동 임피리얼팰리스호텔에서 13일 열린 기자 간담회에는 200여명이 넘는 취재진이 몰렸다.

'천국의 눈물'은 처음부터 글로벌 프로젝트로 승부를 거는 작품.김 대표와 설 대표가 아이디어를 냈고 '지킬 앤 하이드' 등의 음악을 담당한 유명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이 팝과 클래식을 기반으로 오페라,재즈까지 넘나들며 뮤지컬 넘버를 완성했다. 와일드혼 사단으로 불리는 연출가 가브리엘 베리,무대 디자이너 데이비드 갈로,작사가 로빈 러너,대만계 미국 대본 작가 피비 황 등이 처음부터 참여했다.

음악과 대본은 영어로 먼저 쓰고 한국어로 번역했다. 작품의 판권,배급권 등 모든 권리를 한국 측이 갖고 세계 어디에서 공연하더라도 로열티를 받게 됐다. 일본 등 아시아권에서는 한국어,기타 지역에서는 영어로 무대에 올릴 예정이다.

2007년부터 제작되기 시작한 이 작품은 10년 전 국내에서 큰 인기를 얻은 가요 '아시나요'의 뮤직비디오에서 출발했다. 당시 베트남 전쟁을 배경으로 한 뮤직비디오를 제작한 김 대표는 한국 병사(조성모)와 베트남 소녀(신민아)의 짧지만 순수한 사랑을 담은 7초 분량의 영상에서 영감을 얻어 뮤지컬로 만들 계획을 세웠다.

'들을 수 있나요(Can you hear me)'와 '천국의 눈물(Tears of Heaven)' 등 27곡을 작곡한 프랭크 와일드혼도 "한국에서 뮤직비디오 한 편을 보내왔는데 강렬했다"며 음악 작업의 배경을 설명했다.

'천국의 눈물'은 1967년 베트남의 물랑루즈 클럽 '펄'의 가수 린에게 반한 베트남 파병 한국군인 준,린을 총애하는 미국인 그레이슨 대령의 삼각관계를 다루고 있다.

브로드웨이 '오페라의 유령' 공연에서 팬텀역을 가장 많이 맡았던 배우 브래드 리틀이 그레이슨 대령 역에 캐스팅됐다. JYJ로 활동하는 동방신기 출신의 김준수(시아준수)는 올해 초 '모짜르트'에 이어 두 번째로 주인공을 맡아 준을 연기한다.

설 대표는 "제작비는 50억원이 투입됐고 김준수씨는 노개런티"라며 "김씨의 기획사가 제작에 참여하면서 수익이 발생하면 나눠갖는 형태"라고 설명했다. '미스 사이공'을 연상시킨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베트남 전쟁이 배경이라는 것 이외에는 전혀 다른 작품"이라며 "지난해 두 차례 브로드웨이 뮤지컬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워크숍을 열고 노래와 연기를 선보인 뒤 해외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졌는데 최종 목표는 브로드웨이"라고 했다.

초연은 내년 2월1일부터 3월19일까지 서울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갖는다. 이달 말 영어판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과 한국어 버전의 디지털 싱글 앨범이 발매된다. 뮤지컬 배우 정상윤과 전동석이 김준수와 함께 남자주인공 역을 나눠 맡고 윤공주와 여성 듀오 다비치의 이해리가 린 역으로 무대에 오른다. 3만~13만원.(02)501-7888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