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적이고 빠른 경제발전, 구조조정, 인플레 관리"
"신중 통화정책, 적극 재정정책, 가격안정 우선"

중국은 사흘간의 중앙경제공작회의를 12일 폐막하면서 내년에도 '적극적으로 안정적이고 신중하면서 유연한' 거시정책을 펴기로 결정했다.

관영 신화통신은 이번 회의에서는 내년에 안정적이고 비교적 빠른 경제발전, 그리고 적극적이고 안정적인 방법으로 경제구조조정, 인플레이션 관리를 하는데 초점을 맞췄다고 전했다.

중앙경제공작회의의 이런 거시정책 결정은 지난 3일 열렸던 공산당 중앙정치국경제공작회의에서 통화정책을 기존의 '적절하게 느슨한' 기조에서 '신중한' 기조로 바꾸겠다는 결정과 맥을 같이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신화통신은 중앙경제공작회의에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과 원자바오(溫家寶) 총리가 참석해 연설했으며 우방궈(吳邦國)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장, 자칭린(賈慶林)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주석, 리창춘(李長春) 상무위원, 시진핑(習近平) 국가부주석, 리커창(李克强) 부총리, 허궈창(賀國强)·저우융캉(周永康)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이 참석했다고 전했다.

중앙경제공작회의는 매년 한 차례 경제정책을 평가하고 다음해의 정책기조를 결정하는 가장 권위있는 회의로 중국 수뇌부는 물론 성(省).시.자치구 등의 전국 당정 주요인사, 기업인, 금융인 등이 모인다.

신화통신은 회의에서 6개 항목의 내년 경제공작 임무가 제출됐으며 내년에 민생 개선과 관련해 교육과 취업, 사회보장, 의료, 주택보장 등의 사업을 빈틈없이 단단하게 챙기는 데 주력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고 전했다.

중국 관영 라디오는 안정적이고 비교적 빠른 성장 목표를 지속한다는 방침을 확인하고 신중한 통화정책과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유지하면서 특히 가격 안정을 가장 우선적인 목표로 추진한다는데 의견을 모았다고 보도했다.

이는 중국의 지난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5.1%로 2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물가 폭등으로 인해 인플레 우려가 가중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대책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는 인플레 억제차원에서 지난 10일 은행 지급준비율을 올린 것을 포함해 그동안 여섯 차례 지급준비율 인상을 단행한 바 있으며 연말에 한 차례 금리 인상을 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통화정책 기조 변화로 내년에 총통화(M2) 증가율과 신규대출 목표액이 올해보다 다소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내년도 재정적자 목표를 국내총생산(GDP)의 3% 선에서 정하고 은행의 신규대출을 올해의 7조5천억위안에서 6조5천억∼7조위안으로 줄여 통화량을 줄이는 목표를 발표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는 올해 소비자 물가상승의 '주역'인 식품가격 안정을 위해 내년에는 농산물 생산 확대와 가격안정 유지, 농민수입 증대에 초점을 맞춘 농업발전대책을 추진키로 했다.

회의에서는 또 경제발전을 좀 더 조화롭고 지속 가능하며 내수 지향적으로 만드는 전략적인 전환을 가속하고 경제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을 확인했다.

중국 정부는 그동안 이른바 전략적 신흥산업인 에너지절약형 환경보호, 신 정보처리기술, 바이오, 첨단장비제조, 신재생에너지, 신소재 자동차 등의 분야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지원하되 석탄, 철강, 비철금속 등의 굴뚝산업에 대해서는 구조조정 의지를 여러차례 밝혀왔다.

중앙경제공작회의는 성명을 통해 중앙과 지방정부에 행정비용과 관련해 엄격한 기준을 세우라고 요구하고, 특히 지방정부에는 부채 줄이기 노력을 하라고 주문했다.

성명은 이어 "글로벌 경제위기가 세계경제에 큰 충격을 줬고, 이로 인해 세계경제가 극심하고 복잡한 변화를 겪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내년 세계 경제는 불확실성에도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중국 경제는 내년에 복잡한 상황을 만날 것으로 예상하며 많은 도전과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성명은 아울러 "중국은 위안화 환율 조정 메커니즘을 더 개선하고 위안화를 합리적이고 균형을 이룬 수준에서 기본적으로 안정적으로 유지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회과학원 재정.무역.경제연구소 가오페이융(高培勇) 교수는 "적극적인 재정정책과 신중한 통화정책의 조합이 현재 경제상황의 복잡함을 말해준다"며 "한편으로는 글로벌 금융위기로부터의 부정적인 영향을 막고 다른 한편으로는 인플레이션을 막아야 하는 현재 상황은 그 이전보다 훨씬 복잡하다"고 말했다.

(베이징연합뉴스) 인교준 특파원 kji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