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 해 외국인은 국내 증시에서 52조2661억원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연초보다 160.85% 상승한 기아차를 비롯해 주가가 급등한 자동차 및 화학 관련 대형주에 많이 투자한 덕분이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 9일 현재 361조3836억원어치의 국내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작년 말보다 71조6596억원 늘어난 수준이다. 이 중 주식 순매입액 19조3935억원을 제외한 나머지 52조2661억원을 주가 상승에 따른 평가차익으로 볼 수 있다.

이 같은 고수익은 올 외국인 순매수 2위 종목인 현대차(52.48%)와 3위인 현대모비스(83.63%),4위 LG화학(68.49%) 등이 급등한 것을 비롯해 순매수 상위 20개 종목의 평균 상승률이 45.41%에 이른 데 따른 것이다. 3176억원어치를 사들인 호남석유(150.24%)와 4802억원을 순매수한 현대중공업(114.41%) 등도 올 들어 2배 이상 치솟았다.

반면 3조5350억원어치를 사들인 삼성전자는 하반기 정보기술(IT) 업종의 부진으로 14.57% 오르는데 그쳐 코스피지수 상승률(18.0%)을 밑돌았다. 순매수 상위 9위 LG전자(-5.76%),11위 삼성화재(-2.26%),19위 현대건설(-6.91%) 등은 연초보다 주가가 떨어져 손실을 입기도 했다.

외국인은 지난해 91조5340억원을 포함해 최근 2년 동안 총 144조원에 달하는 평가차익을 올려 2008년 금융위기에 따른 손실(108조8714억원)을 만회하고,35조원의 평가차익을 올린 것으로 관측된다. 2008년 말 165조7996억원이던 외국인 보유주식의 시가총액도 2배 이상 늘었다.

거래소 관계자는 "외국인은 지난 한 해 32조3902억원어치를 사들이는 등 금융위기 이후에도 적극적으로 한국 주식을 매입해 왔다"며 "최근 2년 동안의 고수익은 이 같은 한국 주식 비중확대 전략이 잘 들어맞은 결과"라고 설명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