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오는 16일 방북하는 미국의 빌 리처드슨 뉴멕시코 주지사에게 북미 대화를 재개하기 위한 수단으로 북한 내 미군 유해의 발굴을 재개하는 문제를 거론할 가능성이 있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11일 전했다.

RFA는 "북한은 2007년 방북한 리처드슨 주지사를 통해 미군 유해 6구를 송환한 바 있다"면서 "북한이 이번에도 미군 유해 발굴 재개 문제를 다루면서 최근 연평도 도발 이후 미국과 대화를 재개하기 위한 구애 공세를 펼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북한은 올해 1월 유엔군 사령부와 실무회담에서, 2005년 이후 중단된 미군 유해 발굴 작업을 재개하자고 미국에 공식 제안한 바 있다고 RFA는 설명했다.

미 국무부 정책기획실장을 지낸 미첼 리스 워싱턴 대학교 총장은 이 방송에 "북한이 리처드슨 주지사를 빈손으로 돌려보내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미군 유해 발굴 문제가 충분히 논의될 수 있다"고 말했고, 도널드 그레그 전 주한 미국대사도 "미군 유해 송환 문제는 미국과 북한이 대화를 재개하는 좋은 수단"이라고 밝혔다.

RFA는 "리처드슨 주지사는 1996년 북한에 억류된 미국 시민권자를 데려오는 등 인도주의 사안을 주로 다뤄왔고, 미군 유해 송환 문제는 미국이 외면하기 어려운 인도주의 사안임을 북한도 잘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내 고위급 인사 중 북한통으로 알려진 리처드슨 주지사는 지금까지 7차례나 방북했으며, 이번에도 북한 외무성 초청으로 나흘간 방북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김성진 기자 sungj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