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에서 RA(보조연구원)가 귀하신 몸이 됐다.

RA는 research assistant의 약자로 금융투자 업계에서는 애널리스트나 이코노미스트와 같은 연구원들의 업무를 보조해 주는 역할을 하는 쥬니어급들의 연구원을 말한다.

RA는 전문연구원이 되는 과정으로 여겨지면서 보통 애널리스트들의 업무를 보조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그렇다보니 애널리스트를 꿈꾸는 신입직원들은 보통 RA부터 일을 배우는 것이 통상적이다. 하지만 최근들어 중소형 증권사에 RA 품귀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증권사나 자산운용사의 RA들이 자문사로 대거 빠져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나 연구원층이 두텁지 않은 중소형 증권사들에서는 이들의 인력이 급격히 빠져나가면서 RA가 귀한 몸이 되고 있다.

A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리서치센터가 자리를 잡아가면서 애널리스트들의 활동영역이 넓어지면서 RA를 뽑았지만 오래 붙어있지를 못하고 있다"며 "자문사로 직접 옮기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토로했다.

예전에는 RA로 2~3년 가량 근무하다가 같은 증권사에서 애널리스트로 승급하거나, 다른 증권사의 애널리스트 혹은 RA로 이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는 것. 하지만 최근에는 자문사들의 위상이 높아지는 동시에 인력이 모자르면서 이동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더군다나 펀드 환매 등으로 자산운용 업계가 위축되면서 한정된 인원의 펀드매니저만을 뽑게 됐다. 그렇다보니 직접운용에 욕심이 있는 RA들은 자산운용사보다 문턱이 낮은 자문사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는 얘기다.

B증권사에서 RA로 3개월 동안 근무하다 최근 자문사로 옮긴 모 연구원은 "RA 생활은 셀사이드(sell side)이고 보조업무다 보니 밤낮도 없었고 주말도 없었다"며 "하지만 자문사로 옮기고 부터는 그 전보다 막노동도 줄어들어 만족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베스트 애널리스트 출신으로 대형자산운용사에서 펀드매니저로 재직중인 한 관계자는 "RA로 근무하는 기간은 기업들의 재무재표를 보는 방법이나 기업들을 분석하는 노하우를 축적하는 직장내 훈련(OJT)의 시간이나 마차가지"라며 "짧은 업력으로 자문사에 들어가 기업을 쉽게 판단하고 투자하려는 행태가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한경닷컴 김하나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