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한목소리로 한 · 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반대 입장을 밝혀온 미 노동계가 재협상 타결 이후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 9일 뉴욕타임스(NYT)는 전미자동차노조(UAW)와 식품노동자연맹(UFCW) 등 일부 노동단체가 한 · 미FTA 타결 결과에 대해 지지의사를 밝히면서 의회 비준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보도했다.

이들 노동단체는 자동차와 육류 수출이 늘어날 것이란 이유에서 찬성의사를 밝혔다.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의 게리 허프바우어 선임 연구원은 "한 · 미FTA를 두고 노동계 내에서 찬반이 엇갈리면 의회 비준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미 최대 노조 연합체인 산별노조총연맹(AFL-CIO)은 이날 재협상 타결에도 불구하고 한 · 미FTA가 미국 근로자들의 일자리를 위협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반대 입장을 밝혔다. AFL-CIO는 성명을 통해 개성공단 제품의 미국 수출 가능성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개성공단에서 빚어지는 노동 권리 훼손에 대한 우려와,세계에서 가장 싼 임금으로 생산된 상품의 미국 수출로 (미국의) 일자리와 임금에 미칠 영향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계 노조,철강 노조,커뮤니케이션 노조도 한 · 미FTA에 반대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대통령 직속 수출위원회 회의에 참석,한 · 미FTA에 대해 미국 내에서 정치적 성향을 불문하고 모두가 지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한 · 미FTA는 미 의회 내 양당 의원들이 모두 지지하고 있는 협정이며 UAW에서부터 상공회의소까지 정치 성향에 관계없이 모든 미국인들이 지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