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문을 숭상하는 대지주 집안의 막내 아들로 태어난 삼성 창업주 이병철,가난한 농부의 아들 정주영 전 현대 회장,아버지가 진보적인 지식인이었던 김우중 전 대우 회장.세 사람은 각기 다른 집안 환경에서 태어났고 이는 개인 심리를 형성하는 밑거름이 됐다.

이병철은 정치와 무관한 집안 분위기 때문에 비교적 늦은 나이에 기업가로 살아야겠다는 뜻을 정했다. 그가 사업보국(事業報國)을 인생 목표로 세운 것은 와세다대 재학 시절 친구였던 이수근이 정치에 투신한 뒤였다. 정주영의 도전 정신은 유년시절 몇 차례의 가출에도 그를 찾아온 아버지의 애정에서 비롯됐다. 김우중의 '일 중독 성향'은 전쟁으로 아버지를 잃고 소년 가장이 된 14세 때의 경험에서 기인한다.

《기업가의 탄생》은 한국 경제를 일군 세 사람의 성장환경과 가족관계 등을 짚어 가며 이들의 심리가 기업활동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풀어낸다. 저자는 심리학자 칼 융의 심리적 유형 이론을 응용해 이들의 성격을 유형화한다. 그 결과 이병철은 '완벽을 추구하는 모범생',정주영은 '창의적인 직관형 지도자',김우중은 '용감하고 저돌적인 장군'이라고 설명한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