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문업계에 '별들의 전쟁'이 시작됐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주식운용본부장이었던 박건영 브레인투자자문 대표에 이어 서재형 대표도 창의투자자문를 설립해 새로운 인생을 준비하고 있다. 김정우 전 알리안츠글로벌인베스터스자산운용 펀드매니저도 쿼드투자자문을 설립해 운영에 들어간다.

투자자문업계로 유명 펀드매니저가 빠져나가고 있는 이면에는 기존 자산운용사들의 위기가 자리잡고 있다. 핵심인력 이탈이 그것이다.

고집 센 펀드매니저들이 독립욕구를 채우기 위해 자산운용사를 떠나 자문사행 티켓을 속속 끊고 있다. 운용업계의 침체가 당분간 지속될 수밖에 없을 것이란 전망의 핵심 이유이기도 하다.

전설적인 펀드매니저들은 자신의 투자철학을 뚝심으로 지켜내며 성공투자를 이끌었다. 공모펀드가 붕어빵 찍듯이 같은 유형, 같은 색깔로 대량 생산되는 듯해도 고집센 펀드매너저들이 저마다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통해 고유한 성격을 드러내며 차별화를 시도해왔다.

하지만 그런 고집스런 펀드매니저들이 운용사를 떠나고 있다.

중소형주펀드를 키워온 인종익 본부장이 운용사를 떠나 섹터투자자문을 차렸다. 2004년 국내 최초로 중소형주 펀드인 '유리스몰뷰티펀드'를 출시해 운용한 인 대표는 지난해까지 319.3%이라는 놀라운 수익률을 기록하며 이름을 날렸다.

서재형 대표는 2007년 미래에셋 디스커버리펀드 붐의 주역이었다. 태양광 대표주인 OCI를 발굴해 성장주펀드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도 얻었다.

좀더 일찍 자문사로 독립했던 브레인 박건영, 옛 한국투자신탁 출신인 케이원 권남학 대표 역시 독특한 색채를 가진 펀드매니저였다.

하지만 이제는 직접판매를 고집하는 강방천 애셋플러스 회장이나 가치투자 지킴이인 이채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부사장,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본부장 정도가 색깔을 가진 펀드매니저 명맥을 잇고 있다.

고집있는 펀드매니저들의 이탈은 자산운용사들이 내놓는 펀드를 더욱 평범하게 만들 수밖에 없다. 이것이 펀드환매 행렬보다 더 두려운 자산운용사업계의 근본 위기가 아닐까?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