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만 놓고 보면 포스코는 2010년 고난의 한 해를 보냈다. 중국의 지급준비율 인상,원료 수급 시스템 변화,증권사들의 주가 추정치 하향 등이 번번이 주가 상승의 발목을 잡았다.

연초 대비 27.2%의 주가 하락률을 나타내 국내 대형주는 물론 국내외 철강업체와 비교해서도 가장 부진한 주가 수익률을 기록했다.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2007년 1월 이후 지켜온 2위 자리를 위협받기도 했다. 인도네시아 제철소 건설 확장,대우인터내셔널 인수,신소재 사업 강화 등 굵직한 뉴스도 많았지만 주가 부진을 만회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올해 이 같은 극심한 주가 부진은 역설적으로 내년 포스코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현재 기업 가치를 주가가 제대로 반영하고 있지 못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이는 요인은 늘어날 전망이다. 철강 수요가 국내외에서 회복될 것으로 예상되며 올해 악재로 작용한 중국발 철강 가격 인하 우려는 제한적일 가능성이 크다. 수출가격은 물론 내수가격도 악화될 요인은 보이지 않으며 분기별 가격 시스템 역시 적용 초기의 혼란을 벗어나 안정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따라 포스코의 분기 실적은 올 4분기를 저점으로 내년 2~3분기에는 개선되는 모습이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5조원에 그칠 것으로 보이는 영업이익도 내년에는 5조2000억~5조5000억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올 2분기 영업이익에 1조원에 가까운 원료 재고 효과가 반영됐던 점을 감안하면 실제 실적 개선은 1조원 이상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내년에는 원료 가격 상승세 역시 제한적일 거라는 전망이 우세한 만큼 실적 개선의 관건은 중국 철강 가격 회복에 달려 있다.

최근 포스코는 앞으로 10년 후인 2020년에 그룹 매출 20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주력인 철강사업을 중심으로 이익구조를 신소재,화학,엔지니어링,에너지 등으로 다각화한다는 것이 골자다. 이 같은 장기 계획에 따라 내년 포스코의 기업 인수 · 합병(M&A)은 더욱 활발해질 가능성이 크다. 재무적 부담과 사업 성과에 대한 우려감이 교차되면서 주가에는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계속되는 자본 축적으로 자본이익률(ROE)이 지속적으로 떨어지는 상황에서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M&A를 부정적으로만 볼 일은 아니다. 사업 다각화로 기업가치를 향상시킨 신일본제철의 사례를 참고할 필요도 있다. 중국의 철강 업황이 호전되면 내년 중에 60만원까지 주가가 오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김종재 키움증권 연구원 steelkim@kiwoo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