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유로화 가치가 지난 30일 뉴욕외환시장에서 큰 폭으로 하락하며 미국 달러화와 일본 엔화에 대해 10주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아일랜드에 대한 구제금융이 이뤄졌지만 유로존(유로화 사용 16개국) 재정위기 ‘전염’에 대한 우려가 가시지 않으면서 유로화가 맥을 못추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오후 4시30분 현재 유로화는 전날보다 0.86% 떨어진 유로당 1.3005달러에 거래되고 있다.유로화는 장중 한때 1.2969달러까지 떨어지며 지난 9월15일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이로써 유로화 가치는 11월에만 7% 가까이 폭락했다.그리스가 1100억유로의 구제금융을 받은 지난 5월 이후 월간 기준으론 가장 하락폭이 큰 것이다.

유로화는 엔화에 대해서도 1.68% 떨어진 108.71엔에 매매가 이뤄지고 있다.장중에 9월15일 이후 최저인 108.35엔까지 내려갔다. 이날 채권시장에서 이탈리아와 스페인,포르투갈,아일랜드의 신용디폴트스왑(CDS) 스프레드가 사상 최대로 확대되기도 했다.시장에선 유로존 자산에 부정적인 정서가 확산되고 있어 유럽중앙은행(ECB)이 뭔가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이에 따라 이달 2일 열리는 ECB 통화정책회의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렇지만 유로 위기론이 과장됐다는 진단도 있다.

국제통화기금(IMF) 존 립스키 부총재는 30일 두바이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에서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유로화 가치는 견조하며 전반적으로 적정한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고 말했다.그는 “물론 단기적으로 이런저런 우려가 있을 수 있으나 시장에서 일어나는 상황을 보면 유로화가 위기에 처했다는 것은 과장”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국제유가는 달러화 강세와 유럽 재정위기 확산에 대한 우려로 인해 2% 가까이 하락했다.서부텍사스원유(WTI) 1월물은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배럴당 1.62달러(1.9%) 하락한 84.11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안전자산 선호로 달러화 가치가 치솟았기 때문이다.주요 6개 통화 대비 미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지수는 81.185로 0.43% 상승했다.금값 2월 인도분은 온스당 18.60달러(1.4%) 떨어진 1386.10달러에 거래됐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