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전문가들은 은퇴 준비를 위해서는 '연금의 3층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때 연금의 3층 구조는 국민연금+퇴직연금+개인연금으로 구성돼 있다. 국민연금에 대해 한때 부정적인 여론이 조성된 적도 있지만 알고 보면 이만한 효자 상품도 없다. 나라가 보장하는 데다 물가상승률만큼 꼬박꼬박 증액되기 때문에 어지간한 개인연금보다도 재테크 효과가 뛰어나다.

이런 사실이 차츰 알려지면서 원래 국민연금 당연가입자가 아닌데도 스스로 국민연금에 가입하는 '임의가입자' 수가 급증하고 있는 추세다. 작년엔 월 평균 1841명이 임의가입을 했지만 올 들어서는 월 평균 1만178명이 가입하고 있다. 그간 당연가입 대상이면서도 가입을 회피하던 납부예외자 중에서도 자발적으로 국민연금에 가입하는 건수가 최근 월 평균 5997명에서 1만1408명으로 두 배로 증가하기도 했다. 그러나 일정한 가입 조건과 최소 가입기간 요건을 맞추지 못하면 혜택을 누릴 수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효과적으로 국민연금을 활용할 수 있을까.

◆하루빨리 가입하라

국민연금은 기본적으로 10년 이상 가입해야 연금이 지급된다. 따라서 가급적 빨리 가입해서 보험료를 성실히 납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국민연금가입자는 사업장가입자,지역가입자,임의가입자와 임의계속가입자로 나뉜다.

사업장가입자는 직장에 다니는 사람,지역가입자는 자영업자 등 개인적으로 소득활동을 하는 사람이 대상이다. 임의가입자는 전업주부 및 학생 등 본인이 가입을 원하는 사람이다. 임의계속가입자는 60세가 넘어서도 연금액을 계속 불입하고 싶은 사람이 대상이다.

따라서 소득활동을 하면 사업장가입자나 지역가입자로,소득활동을 하지 않는다면 임의가입자로 한시라도 빨리 가입하는 것이 유리하다. 만 60세가 되지 않았다면 가입이 가능하며,최소 10년간 가입한 뒤 연금을 받아야 하는 점을 고려하면 50대 초반까지는 가입해야 이점이 있다. 실제 지난 7월 국민연금 임의가입자 중 절반(49.6%)은 50대였다.
◆가입기간을 늘려라

국민연금은 최소 10년 이상을 가입해야 하는 장기보험이다. 따라서 가입자가 생애기간 동안 실직 · 사업중단 등으로 연금보험료를 납부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실직 · 학업 · 군복무 · 입원 등으로 소득이 없어 납부예외 했던 기간이 있다면 그 기간에 해당하는 보험료를 추가로 납부(추납제도)해서 가입기간으로 인정받을 수도 있다. 이전에 납부한 금액을 반환일시금으로 수령한 적이 있다면 이를 반납(반납제도)하여 그 기간을 다시 살리는 것도 가능하다. 이렇게 과거기간을 복원하게 되면 가입기간이 증가해 그만큼 더 많은 연금을 받을 수 있으므로 유리하다. 또 과거 기간에 해당할수록 연금액 산정 시 반영비율이 높아 더 유리하다.

만약 군인이나 교사 공무원 등의 경력이 있는 사람은 작년 8월부터 도입된 공적연금 연계제도를 활용할 수 있다. 국민연금과 직역연금의 가입기간을 합쳐 20년 이상이면 국민연금 가입기간이 10년 미만이거나 타 공적연금 가입기간이 20년 미만이더라도 각각의 연금가입 기간에 해당하는 연금을 받을 수 있다.

◆소득에 맞는 보험료를

국민연금은 가입기간이 같을 경우 많은 보험료를 납부하는 사람이 연금을 보다 많이 수령하게 된다. 그래서 현재 소득수준 및 생활수준에 맞게 연금보험료를 부담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업장(직장)가입자는 월급에서 연금보험료가 원천 공제되므로 생활수준에 맞는 연금보험료를 납부하고 있는 경우가 대다수다. 하지만 개인(지역)가입자의 경우는 본인이 신고하다보니 노후보다는 당장의 연금보험료 부담으로 인해 적정소득 수준 이하로 신고하는 경향이 있다.

스스로 재테크를 잘 한다면 관계없지만,그렇지 못하고 대부분을 소비했다면 향후 연금액이 본인 생활수준에 비해 부족할 수도 있다. 소득이 부족해 씀씀이를 갑자기 줄이는 것은 고통스러운 일인 만큼 노후에 생활수준에 맞는 연금을 안정적으로 수령하고 싶다면 소득에 맞춰 좀 더 높은 보험료를 내서 받는 돈을 늘리는 것이 나을 수 있다. 임의가입자의 경우에도 현재는 월 8만9000원부터 33만1200원까지 소득 신고 내용에 따라 자유롭게 낼 금액을 선택할 수 있는 만큼 향후 받을 연금액을 고려해 월 불입액을 늘릴 수 있다.

◆나는 얼마를 받게 될까

국민연금은 충분한 노후소득보장이 아니라 최소한의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노후준비 수단이다. 보다 풍요로운 노후를 위해서는 먼저 국민연금 수령액을 예측(공단에 국번 없이 1355에 전화하면 즉시 확인 가능) 해 볼 수 있다. 국민연금공단 홈페이지(www.nps.or.kr)에서도 파악할 수 있다. 은퇴 후 받을 돈을 따져본 뒤 모자라는 금액은 개인연금 및 퇴직연금 등으로 보완하면 된다.

노후준비는 소득 · 재산수준 · 자녀 수 등 개개인의 특성에 따라 각각 다르다. 그런 만큼 주기적으로 전문가와 상담 또는 자문을 받아 본인에게 맞는 최적의 노후설계가 필요하다.

국민연금공단에서는 일반국민들이 이런 전문적인 서비스를 받기 어려운 현실을 감안하여 재무설계사(AFPK · CFP),사회복지사,노후설계상담사(CSA) 등 전문가를 다수 배치하여 무료로 상담해 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많은 국민연금 수급자들은 돈을 받을 때가 돼서야 '진작에 더 넣을 걸…'이라며 후회하곤 한다. 젊었을 때는 잘 몰랐던 국민연금 가치를 노년이 된 뒤 깨닫는 경우가 많다는 뜻이다.

강창희 미래에셋 퇴직연금연구소장은 "노후 대비과정에서 당장 시급하게 해야 할 일은 부부가 국민연금에 가입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안정적인 수익으로 되돌려준다는 면에서 국민연금만한 게 없다"며 "주부라면 국민연금에 임의가입을 하라"고 조언했다.

'재테크 쇼크'의 저자인 송승용씨는 "국민연금의 물가상승 반영 장치는 개인연금에는 없는 가장 큰 장점"이라며 "절대 손해 보는 장사는 아니다"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그는 "노후준비는 국민연금 수령액을 먼저 예측해 보고 모자라는 금액을 개인연금으로 준비하라"고 권한다.

'30대,30년 후 가난하지 않게 풍요롭게 사는 법'의 저자인 최성우씨도 인터넷 포털 야후와 다음에 연재한 칼럼에서 "월 10여만원 남짓 되는 돈으로는 국민연금만큼 큰 역할을 할 수 있는 수단은 없다"고 역설하고 있다.

국민연금 활용 방법들은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실천이 훨씬 중요하다. 오늘 바로 국민연금공단 홈페이지를 찾아 들어가 내가 받을 연금은 얼마고,노후 소득이 얼마나 부족한 지 따져보는 것은 어떨까.

임용택 국민연금공단 가입자지원실 차장 lim1104@nps.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