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루트의 매력을 고루 담은 멋진 곡이에요. 모차르트의 작품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곡이라고 생각합니다. 독주 악기로서 플루트의 가능성을 보여준 곡이어서 특히 애착이 가는 작품이죠.어렸을 때 이 곡을 듣고 바로 플루트에 빠져들었어요. 당시 여러 악기를 들을 기회가 많았지만 저에게는 플루트가 가장 아름다웠죠.제 연주 여정에서 중요한 순간에 함께했던 이 곡을 한국에서 갖는 첫 협연 무대에 선보이게 돼 기뻐요. "
다음 달 2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서울시립교향악단과 모차르트의 '플루트 협주곡 1번'을 공연하는 에마뉘엘 파위는 한국경제신문과 전화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번 연주회는 국내 교향악단과 갖는 첫 협연 무대다. 이날 공연에서 서울시향은 말러의 '블루미네',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등도 들려준다.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수석 플루티스트인 그는 장 피에르 랑팔,제임스 골웨이,오렐 니콜레 등을 잇는 최고의 플루트 연주자.파리 국립고등음악원을 최우등으로 졸업한 뒤 두이노 콩쿠르,고베 콩쿠르,제네바 콩쿠르 등의 우승을 휩쓸었다. 바젤 교향악단,뮌헨 필하모닉 관현악단의 수석 연주자를 역임했고 22세 때부터 세계 최고의 교향악단으로 꼽히는 베를린 필하모닉의 수석 플루트 연주자로 활약하고 있다.
그는 솔리스트로서도 최고의 평가를 받고 있다. 1996년 EMI클래식과 전속 계약을 맺고 바흐,모차르트,하이든,베토벤,생상스,라벨 등 폭 넓은 레퍼토리를 담은 앨범을 냈고 디아파종상,라디오 프랑스의 '올해의 녹음상' 등을 받았다.
그는 "교향악단의 단원으로 연주하는 것과 솔리스트로 공연하는 것은 전혀 다르다"며 "교향악단원으로 무대에 설 때는 지휘자의 지시와 다른 단원과의 호흡이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솔리스트로 연주할 때는 전적으로 공연을 혼자 이끌고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1998년 독주회,지난 5월 하프시코디스트 트레버 피노크,첼리스트 조너슨 맨슨과 실내악 공연 등 다양한 연주회로 국내 팬을 찾았다.
"리사이틀,실내악 공연,협연 가운데 특히 선호하는 연주 형태는 없어요. 연주할 작품에 따른 선택의 문제죠.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해요. 편식만 하면 매너리즘에 빠지기 쉽죠.어떤 연주회든 항상 높은 목표를 세워요. 결과가 아쉬울 때도 있지만 그 과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그는 다음 달 9일 베를린 필의 수석 연주자로 돌아간다. 베를린 필의 상주 공연장인 베를린의 필하모니에서 키릴 페트렌코,네메 예르비,발레리 게르기예프,구스타보 두다멜 등 명 지휘자들과 잇따라 공연을 갖는다.
"연주에서 관객은 제일 중요하죠.공연장 1층에서든 3층에서든 모든 관객이 제 음악을 충분히 느낄 수 있어야 합니다. 관객과 같은 감정을 느낄 수 있도록 항상 노력하는 것도 이 때문이지요. "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