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장관에 김관진 전 합참의장이 내정된 데 이어 군 지도부에 대한 대대적 인적쇄신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26일 "천안함 사태 이후 군 지도부에 대한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며 "새 국방장관이 임명되고 북한의 연평도 공격 문제가 어느 정도 가라앉으면 대폭적인 군 개혁인사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취임 초 국방부 업무 보고 도중 "체질을 끊임없이 바꿔라.낡은 관행과 비효율을 과감하게 털어내라"는 등 강도 높은 개혁을 주문한 바 있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참모는 "기업을 경영해 본 최고경영자(CEO) 출신으로 봤을 때 구조적 허점이 많은 데도 군은 수십년 전의 시스템을 유지해 국방 업무의 비효율을 초래하는 요소들이 누적돼 천안함,연평도 공격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는 판단을 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이 대통령은 연평도 공격에 대한 군의 대처에 여러 차례 격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참모는"이 대통령이 '전쟁 중에는 장수를 바꾸지 않는다'는 속설에도 불구하고 국방장관을 교체한 것을 보면 매우 진노한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국방개혁실장에 홍규덕 숙명여대 교수를 임명했고,국방선진화추진위원회 위원장엔 이상우 전 한림대 총장을 발탁한 것은 민간 전문가 중심으로 국가 안보 시스템에 본격 메스를 대겠다는 뜻이다. 군 지도부 중에 과거 국민의 정부와 참여 정부에서 승진한 인사들이 적지 않아 대폭 물갈이가 불가피하다는 게 청와대의 기류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