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북한의 연평도 도발 이후 사흘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그러나 외국인이 1717억원의 주식을 순매도해 상승폭은 미미했다.

코스피지수는 25일 1.70포인트(0.09%) 오른 1927.68에 마감했다. 외국인이 현물과 선물에서 동시 매도에 나선 탓에 지수는 하락세로 돌아서 오전 한때 1916.16까지 밀렸다. 선물가격이 떨어지자 선물을 사고 현물을 파는 매수차익거래가 활발하게 일어나 현물시장에서 프로그램 매도 물량이 장중 한때 3000억원 가까이 출회된 영향이 컸다.

오후 들어 프로그램 매도 물량이 줄어들고 개인과 기관들도 각각 309억원,638억원어치의 주식을 사들이면서 지수는 반등에 성공했다. 외국인은 1717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은 혼조세를 보이는 가운데 은행 건설주의 선전이 두드러졌다. 우리금융이 4.71% 급등했고 기업은행(4.53%) 신한지주(3.11%) KB금융(1.69%) 등도 동반 강세를 보였다. 외환은행 인수에 힘입어 최근 이틀간 급등한 하나금융은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오면서 1.76% 조정을 받았다.

김승현 토러스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기관들이 경기선행지수가 반등하면 은행주 역시 상승세로 돌아설 것으로 기대하고 그동안 줄여놨던 은행주 비중을 확대하기 시작한 것 같다"고 풀이했다. 건설주는 외국인과 기관의 저가 매수세가 유입돼 한일건설(8.20%) 일성건설(4.64%) 등 중소형주가 급등세를 탔다.

지수가 소폭 반등했지만 강한 상승 흐름을 타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한치환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투신권의 매수 여력이 여전히 충분치 않은 데다 외국인도 중국의 긴축과 유럽 재정위기에 대한 우려로 단기적으로 매수세가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송성엽 KB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26일)에 정보기술(IT) 제품이 얼마나 팔리느냐가 향후 증시의 단기 향방을 결정하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