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기 있는 자만이 미인을 얻는다!'

24일 국내 주식시장에서 미소짓는 투자자들이 있다.
북한의 연평도 포격 소식이 지난 23일 장마감 직후 전해지면서 시간외 단일가 매매를 통해 주식을 산 투자자들이 이날 탄탄한 주가 흐름에 수익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대형 IT주들이 대표적이다.
하이닉스는 전날 시간외 단일가 매매에서 전날 종가보다 1250원(4.93%) 낮은 2만4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하한가를 기록한 것. 시간외 단일가 매매의 가격제한폭은 정규시장 종가대비 5.0%다. 165만5192주나 거래돼, 평소 시간외 단일가 매매 거래량 수만주보다 수십배 늘어났다.

하지만 이날 오전 11시 현재 하이닉스는 전날보다 150원(0.59%) 내린 2만5200원을 기록하고 있다. 전날 시간외 단일가 매매를 통해 매수한 투자자들은 4% 이상 수익을 내고 있는 셈이다.

LG이노텍의 수익률은 조금 더 높다. 전날 시간외 단일가 매매에서 하한가를 기록한 LG이노텍도 소폭 상승하고 있어 5%가 넘는 수익이 나고 있다. LG이노텍 역시 3만1097주 거래됐다. 평소 수백에서 수천주 거래되던 것에 비해 거래량이 크게 늘어났다.

전날 시간외 단일가 매매에서 3.59% 급락했던 LG디스플레이는 1.5% 가량 상승하고 있다. 3.81%와 3.33% 내렸던 LG전자삼성전자도 보합권에 머물 고 있다.

한 운용사 매니저는 "결국 어제 시간외 단일가 매매에서 외국인들이 상당수 하한가로 주식을 산 것으로 알고 있다"며 "과거 북한 리스크가 주식 시장에 큰 영향을 주지 않았다는 학습효과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과거 북한 리스크로 인한 주가 하락은 단기 매수 기회로 작용한 경우가 많았다. 1993년 북한이 핵확산방지조약(NPT) 탈퇴를 선언한 이후 13차례에 걸친 북한 관련 사건 이후 주가 흐름은 사건 발생 당일에는 2%이상 하락하는 등 출렁거렸으나 1주일간 5% 이상 하락한 경우는 두 차례에 불과했다. 사건 발생 한 달 후에는 10% 이상 하락한 사례가 1번에 불과한 반면 9번은 오히려 올랐다.

가장 최근인 지난 3월 천안함 사태 때도 사건 이후 첫 거래일인 3월 29일 코스피 지수는 0.34% 내렸다. 하지만 일주일후와 한달후에는 각각 1.61%와 1.81% 올랐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