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도 다르지 않다. 대북과 관련된 불안심리는 5~10일 이내 회복될 것이다."

24일 국내 증시를 바라본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의 시선이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북한의 연평도 공격에 대한 지정학적 리스크 부각에 2% 이상 급락한 채 출발했다. 그러나 기관과 외국인의 '사자'로 낙폭을 빠르게 줄여나가고 있다.

오전 10시47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3.02포인트(0.67%) 내린 1915.92를 기록하고 있다. 평상적인 조정 수준이다.

정영훈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어제 사건 발생 직후, 사람들은 이구동성으로 이번에는 과거와 다르다며 부정적인 영향을 우려했다"며 "그러나 밤사이 진행된 상황을 보면 역외 원·달러 환율이 40원 정도 상승해, 과거 대북 리스크와 관련한 평균적인 강도에서 벗어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지난 밤 뉴욕외환시장에서 1개월물 달러-원 차액결제선물환(NDF)는 전날보다 35.4원 오른 1172원으로 마감했다. 과거 북한 리스크 부각시 역외 환울은 보통 50~80원 정도 상승했는데, 이보다는 강도가 약했다는 설명이다. 외국인이 야간선물에서 순매수로 태도를 바꾼 점도 이번 사태를 크게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는 데 힘을 보탰다.

박종현 우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도 "북한의 연평도 공격 뉴스가 전날 장이 끝나고 나와 투자자들이 사태를 파악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며 "경험적으로 전쟁으로까지 가지 않을 것이라는 인식이 상대적으로 견조한 지수의 움직임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판단했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날 우려했던 것은 환율 변동에 따른 외국인 매도"라며 "북한과 관련된 쇼크가 과거의 학습효과로 인해 투자자들에게 민감하게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의 연평도 도발이 일시적인 이벤트에 그칠 가능성이 높아져, 현재 상승동력을 가지고 있는 정보기술(IT)업종에 대한 관심도 유지하라는 조언이다.

정영훈 센터장은 "과거 대북 리스크 부각시 지수는 5~10일 이내에 조정분을 회복했다"며 "단기조정을 감안한다면 미국의 연말소비와 경기회복 등의 기대감이 존재하고 있는 IT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종목별로는 삼성전자 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등의 IT주와 IT업황회복에 따른 운송수익 증대가 기대되는 대한항공을 사라는 설명이다.

기관과 외국인은 대북 리스크 부각에도 IT주를 동반 매수하고 있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917억원, 641억원의 매수 우위다.
[초점]이번에도 다르지 않은 대북 리스크…학습효과의 힘?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