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새로운 안보환경 속에 향후 10년간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의 정체성을 규정하고 그 기능과 역할의 토대를 제공할 '신(新) 전략 구상'이 채택됐다. 28개 나토 회원국 정상들은 19일 포르투갈 수도 리스본에서 1박2일 일정으로 개막한 정상회의 첫날 신전략구상 채택을 안건으로 상정, 토론 끝에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신전략구상은 크게 지역 안보공동체의 한계를 뛰어넘은 새로운 정체성과 기능 부여, 비(非) 회원국과의 동반자관계 강화, 유럽 내 핵무기의 역할 재정립을 골자로 한다. 21세기 들어 '9.11 테러'와 같은 국제 테러리즘, 사이버테러, 해적 등 안보환경이 급속히 변화함에 따라 1999년 채택된 전략구상을 대체할 새로운 '주춧돌'이 필요했고 신전략구상은 이러한 시대적 요구를 충분히 반영했다. 이미 국제 아프가니스탄 치안지원군(ISAF)을 이끌면서 나토의 활동영역이 유럽을 벗어난 상황에서 신전략구상은 활동영역과 군사적 개입 대상을 공식적으로 확대하는 장을 마련한 셈이다. 활동영역과 군사적 개입 대상 확대는 기존의 대서양 양안이라는 지역적한계를 극복할 때만 가능하기 때문에 신전략구상은 러시아는 물론 한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 '접촉국가'까지 아우르는 동반자관계 강화도 명시했다. 이날 채택된 신전략구상은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前) 미국 국무장관을 책임자로 한 전문가 그룹이 지난 5월 제출한 보고서를 토대로 라스무센 사무총장이 초안을 작성해 정상회의에 상정했다. 첫날 회의에서 정상들은 이와 함께 '군살'을 제거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나토 개혁도 추진한다는데 의견을 모았으며 미국이 주도한 유럽의 미사일방어(MD) 시스템 구축에도 합의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첫날 회의 뒤 "사상 처음으로 우리는 미국은 물론이고 유럽의 모든 동맹국 국민을 지킬 수 있을 만큼 강력한 MD를 구축하는 데 합의했다"고 강조했다. MD 구축과 맞물려 이슈가 됐던 핵무기의 역할 재정립과 관련해서는 "핵무기와 재래식 무기를 적절한 수준에서 함께 유지하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조건'을 모색한다"는 선에서 의견을 모아 신전략구상에 담았다. 채주연기자 jychae@wowtv.co.kr